따듯함과는 완벽하게 대조되었던 삼일
사랑하는 할아버지
함께하는 밥상
오고 가는 시끌벅적한 대화
그리고 온기...
따듯함을 나타내는 온갖 것들과
완벽하게 대조되는 삼일이었다.
불과 한 달 전만하더라도
함께 식사를 하고
함께 잠을 자고
함께 대화를 했던 할아버지가
딱딱하고 차갑게 누워계시기만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정말로,
내가 보았던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으로 남게 됐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란 걸
금세 깨닫곤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기도 한다.
그런 나를 본 친척 형은
"있을 때 잘하지, 있을 땐 잘하지도 못해놓고 왜 우냐"라는 식으로 다소 츤데레처럼 달래 주곤한다.
살아생전에 잘해드렸다면 나는 울지 않았을까?
아마도 성격상 그러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할아버지는 이제 떠나셨다.
어디로 가셨을지는 잘 모르지만, 분명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 믿는다.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란 건 이미 알고 있다.
그게 설령 좋아하는 가족과의 이생의 삶일지라도, 이 삶은 언젠가 끝나게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도 수없는 이별을 경험하기도 할 것이며
그때마다 정답을 알 수 없는 슬픔에 빠지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가슴 속 깊이 잘 간직하는 수밖에 없다.
영원한 이별 또한 없다고 믿어보며,
그동안 고생하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다시 만날 우리 할아버지를 기억하며.
마지막으로 그리워하기도 하며.
오랜만에 면도도하고 머리도 잘 말려서 출근을 하고 싶더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