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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Jul 07. 2022

원소주, 알고 마시면 더 맛있어요.

힙, 그 이상의 가치소비를 원하다.

하반기엔 편의점에서도 볼 수 있을 거라던 원소주가 정말 편의점 판매를 시작한다. 인터넷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원소주와는 다른 '원소주 스피릿'을 오는 12일부터 GS편의점에서 만날 볼 수 있다.


원소주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자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뒤진 적이 있다. 특정 반응을 기대하며 찾은 것은 아니고, 정말 순수히 '일반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전통주는 어떨까?'라는 마음으로 검색을 해나갔다.


[#가격이 비싸다 #목 넘김이 부드럽다 #정말 깔끔하다] 어느 정도는 예상 가능한 글들이었다. 그러던 중 개인적으론 살짝 전율이 올라오는 리뷰도 보게 됐다.


'이게 감압 증류의 특징이구나, 화요도 감압식 증류라고 하던데...' 증류주를 설명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감압 증류'와 '상압 증류'다. 그런데도 사실, 증류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내용을 전달하는 것도 아니고, 원리 자체가 어려운 편이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내용이 결코 아니다. 술담화 리뷰에서도 감압 증류와 같은 단어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원소주의 리뷰에서 감압 증류가 언급되다니... 신기했다. 앞으로 전통주에 대해 공감하며 같이 마실 사람들이 많이 생길 것 만 같은 기대감에 설레오기도 했다.


오늘은 그 설렘을 유지한 채, 원소주에 대해 아는 내용들을 공유하고자 글을 써보려 한다. 음식도 술도 아는 만큼 맛있는 법이니까. (원소주를 대비합시다!)


01

쌀 소주

전통주는 크게 민속주와 지역 특산주로 나눌 수 있다. 지역 특산주는 쉽게 말해 지역 농산물로 빚은 술을 의미한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에는 다채로운 지역 농산물만큼 전통주도 다양하게 존재하는 편이다. 증류주만 보더라도 거봉으로 만든 두레앙·사탕수수로 만든 밀담·통밀로 만든 진맥 등 정말 각양각색들이다.


그중에서도 원소주는 쌀로 만든 소주다. 쌀 소주의 일반적인 특징으로는 고소달큰한 쌀 향과 꽃향이 화사하게 피어오른다는 특징이 있다. (꽃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참 신기하다!)



02

감압 증류식

증류 방식에는 크게 상압 증류와 감압 증류가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원소주는 감압 증류 방식으로 만든다. 

�잠깐, 증류주를 알아보자!
발효주(맥주, 와인, 막걸리 같은)를 끓이면 78.3℃ 쯤에서 에탄올 성분이 먼저 기체로 변해 수증기 상태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 에탄올 기체를 냉각하여 다시 액체로 변하게 되는데, 이 액체를 모아 만든 술이 바로 증류주가 되는 것이다. 증류주의 종류로는 소주를 포함해서 브랜디, 위스키, 럼 등등이 있다. 

상압과 감압의 차이로는 기압에 따른 끓는 점이 있다. 상압이란 말 그대로 일상 상태에서의 일정한 압력을 말한다. 보통 대기압과 같은 1기압 정도를 의미한다. 1기압에서 물의 끓는점은 100℃이며, 에탄올의 끓는점은 78.3℃다.


반대로 감압은 압력을 줄였다는 의미다. 기압을 낮추면 끓는 점도 똑같이 내려간다. 고로 감압 증류는 78.3℃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증류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감압 증류 소주의 일반적인 특징으로는 맑고 깔끔한 맛을 갖고 있다는 거다. 그 이유로는 낮은 도수에서 증류하기 때문에 비교적 탄내가 덜 나고, 고비점 화합물이 생기지 않아서다. 동시에 맛이 단조롭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결국엔 탄내와 고비점 화합물은 풍부한 맛과 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인데, 이것들이 빠지니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03

지역 특산주

원소주는 지역 특산주다. 다시 말해 전통주로 불린다는 소리다. 현재 전통주는 주세법상 온라인 통신판매가 가능한데, 우리가 원소주를 인터넷에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소주 말고도 다양한 전통주를 경험하고 싶다면 인터넷에서 전통주를 검색해보자. (쿠팡·마켓컬리·네이버쇼핑·담화마켓 모두 좋다.)


04

옹기 숙성

원소주는 스테인리스가 아닌 옹기 숙성을 거쳐 만들어진다. 옹기 숙성에 사용하는 항아리는 모두 담을 술공방이란 양조장에서 직접 만드는데, 남편은 옹기를 빚고 아내는 술을 빚는 특별한 곳이다. 아직 나는 숙성에 대해선 잘 모르는 편이지만, 확실히 옹기가 주는 힘이 있다. 집에 작은 옹기나 도자기로 빚은 술 병이 있다면 잠깐이라도 술을 담은 후 따라 마셔보자. 질감은 부드러워지고 맛은 더욱 풍부해진 술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번외 01

술잔

증류주(소주)는 향으로 마시는 술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인 소주잔도 좋지만 위스키 잔처럼 향을 모아줄 수 있는 잔이 있다면 그 잔을 사용해보자. 


번외 02

온도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술을 시원하게 마시는 경향이 있는데, 차갑게 마시는 것이 나쁜 방법은 아니지만 모든 술을 매번 차갑게 마시는 것에 대해선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기회(?)가 된다면 술을 마실 때 미지근하게 마셔보는 방법도 추천한다. 차가운 상태에선 꽁꽁 얼어붙어 있던 탓에 느끼지 못한 맛과 향이 풍부하게 느껴질 것이다.


사진 : 술담화│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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