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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Oct 10. 2022

창의력에도 안전은 필요합니다.

<열두 발자국|저자: 정재승>을 읽고 난 후.

1. 사람들은 종종 내게 묻는다.

"글을 자주 쓰니까 평소에 책도 많이 읽으시겠어요?"


2. 롱블랙 같은 뉴스레터(?)를 포함한다면 읽는 편에 속할 수도 있지만, 종이책까지 포함한다면 글쎄...


3. 난 책 읽는 속도가 엄청 느린 편이다.


4. 곱씹어서가 아니다. 귀찮다. 재미없다. 지루하다. 집중하지 못한다.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하나로 표현하자면 그냥 책 읽기가 싫다. (그래도 이건 보통의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평균값이라 생각한다.)


5. 그래서 나의 독서에는 흥미와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의무가 공존한다.


6. 여하튼 나의 독서는 느리고, 최근 들어 대략 3개월 대장정 끝에 완독한 책이 하나 있다.


7. <열두 발자국> : 저자 정재승


8. 독서가 느리면...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해 독서를 띄엄띄엄하면 안 좋은 게 하나 있다.


9. 앞의 내용이 기억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10. 그런데도 가끔은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는 구절이 있기도 하다.


11. #열두발자국 에도 그런 구절은 있었고, 그  내용은 #위기관리능력 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다.


12. 어쩌면 나에게는 없었기에... 내 인생에서 위기관리능력이라는 자리는 공석이었기에 쏙 들어와 자리를 잡은 듯하다.


13. 예전의 나는 나름 불같은(?) 성격 때문에 앞만 보고 나아갔다. 그게 행동뿐이었으랴... 말도 생각나는 건 스스럼없이 했다. 조금이라도 재밌는 건 열정적으로, 조금이라도 불합리적이라 판단되는 건 뒤에서든 앞에서든 씹기 바빴다.


14. 그렇다 보니 풀리는 무언가는 있었지만, 남게 되는 무언가는 없었다. 소위 말해 꼴리는 대로 살아가다 보니 위기관리를 하지 못한 것이다.


15. 요즘엔 불안의 연속이 아니라 대놓고 위기의 연속이다. 점점 잃기 바쁘니, 앞으로 내 인생을 어디다 연결하며 나아가야 할지 자리조차 나지 않는 것 같다.


16. 그래서 필요하다. 위기관리능력이. 이기적일 수 있겠으나 내 인생(혹은 각자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핸들링하기 위해서.


17. 그래도 굴복하자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 참는 게 미덕은 아니다.


18.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좋아하는 것에 눈이 멀어, 싫어하는 것에 눈이 돌아 갑작스레 행동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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