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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범사랑북극곰 Jul 25. 2023

13번째 5일간

61일째부터 65일째까지

61일째사춘기


벌써 내일이 12월이다. 

햐~ 엉터리 같기는 해도 일기를 벌써 매일 두 달이나 쓰다니... 놀랍다. 

12월이 된다는 것은 내 생일과 어머니 생신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너무 행복하다. 

올해는 항상 행복했던 것 같다. 사실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처음 보는 친구들, 처음 가는 동네, 처음 접하는 환경, 하지만 행복이라는 결과를 얻으니 기쁘다. 

곧 정말 찐 연말이 되니 미리 내년 생각이 많이 든다. 

내년에도 이번년도만큼 행복했으면 좋겠고 더 행복해도 좋을 것 같다. 주변 사람들과도 잘 지내면서 돈복도 팡팡 터지는 년도가 되기를...    




61일째갱년기


故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새벽 4시부터 일과를 시작했다는데... 

나 역시 똑같이 새벽 4시부터 일하는 나는 왜 정주영 회장만큼 부자가 아닐까? ㅋㅋㅋㅋ 


요즘 인터넷마다 월드컵 뉴스들이 가득한데, 오늘 올라온 뉴스 중 하나가 손흥민에 대해 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내용인즉슨 손흥민이 소속팀에서처럼 대표팀에서 능력을 잘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런 정신 나간 놈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에서 뛰는 선수들 몸값이 얼마인 줄 아냐?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이 토트넘 선수들만큼 손흥민 받쳐줄 실력이 되냐? 게다가 지금은 부상으로 얼굴뼈가 깨져서 수술까지 했다. 얼굴뼈 안 깨져본 사람은 그 고통과 불편함 모른다. 깁스도 안 되는 부위라 진짜 엄청 욱신거리고 아프다. 원래대로라면 경기를 안 뛰어야 정상이다. 뛰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다. 

손흥민은 병역문제도 이미 해결했고 안 뛴다고 손해볼일 하나도 없는데 자기희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칭찬을 해줘도 부족한 판에 욕을 한다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손흥민을 대체할 수준의 선수가 우리나라에 있음? ㅋㅋ 

손흥민 욕하지 말아라! 손가락 워리어들아! 

웃기고들 있네 정말~      



 

62일째사춘기


학교 처음 와서 학기 초에 나에게 가장 처음 말을 걸어준 친구와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거울 샷을 찍었다. 

우정의 상징! ㅋ 

휴~ 시험! 시험! 시험이 시작하면 딱 지구에서 없어졌다가 시험이 끝난 후 나타나고 싶다. 

그런 초능력이 있으면 좀 생겨라!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입니다. 후~ ㄱㅊ다. 

늘 그렇다. 난 행복하고 잘 살 것이다. 

대체 뭔 말인지?    




62일째갱년기


시험 스트레스 때문이라면서 막내가 또 짜증을 부린다. 

늘 하는 말이지만 자기가 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거야? 

이해불가! 

엄마 아빠가 성적 나쁘다고 뭐라고 해? 공부 안한다고 혼내기를 해? 

괜히 공부 한 것도 없는데 시험 보려니 자기도 민망하겠지... 

아휴~ 정말 세상사는 게 참 힘들다. 어렵고...       


                       

63일째사춘기


유튜브에서 영상 하나를 보았다. 지폐를 꾸기더니 땅에 던지고 그것을 밟는 영상이었다. 

뭐하는 짓인가 보니까 이렇게 막대하더라도 지폐의 모습만 변할 뿐 가치는 똑같고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었다. 오~ 굿! 

영상을 저장하고 삶을 살아가면서 가져야할 태도에 대한 정보를 적립하였다. 


지금도 쓰고는 있지만 일기를 매일 쓰는 루틴은 상당히 지키기 힘든 일 같다. 

매일 글 몇 자 쓰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렵냐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매일매일 뭔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일기에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 갔다가 밥 먹고 공부하고 집에 와서 놀고 노가리 까다가 잤다는 이야기만 쓸 수도 없고... 뭔가를 쓰긴 써야하고... 뭐 그렇다. 

하지만 나는 그 어려운 루틴을 해내고 있지 않은가? 내가 해내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난 최강! 난 무적이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소중하고 내가 최고다. 응응. 아무도 반박 불가다.  

정말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나보다. 

정신은 온전치 못하다.    



 

63일째갱년기


오늘 아버지 산소를 다녀오다가 큰일이 날 뻔 했다. 

고속도로를 한창 달리던 중 내 차의 바로 맞은편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커브 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전복된 것이다. 정말 달리던 내 차 바로 앞에서 넘어갔다. 

다행히 중앙 분리대에 부딪치고 튕겨나가 반대쪽으로 넘어졌는데... 

오늘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눈앞에서 차가 넘어가는 걸 보고 어떻게 할까 생각하는 잠깐 동안 이미 사고 차량은 내 앞에 있더라는 것이다. 반사 신경이고 뭐고 논할 계제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가끔 뉴스를 보거나 유튜브에서 사고 영상을 보면, 왜 저렇게 아무 것도 안하고 충돌하거나 추돌할까 의문이었는데... 

이게 생각하고 행동하기까지 엄청나게 짧은 순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물론 차가 내 쪽으로 완전히 넘어오지는 않을 것 같으니 빨리 지나가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하기는 했지만 충돌의 여파로 파편이 내 쪽으로 넘어왔다면 어찌되었을지... 

아버지를 뵙고 오는 길이었기에 내가 무사한 것이 모두 아버지의 보살핌 덕분인 것 같다. 

교통사고는 정말 무서운 거다.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3년 전 나의 소중한 아버지 역시 교통사고로 돌아가시지 않았던가... 


아버지가 보고 싶다.      

        



64일째사춘기


태어나서 처음 거울을 본 강아지가 얼마나 귀여운지 아는가? 

유튜브에서 보았는데 엄마한테도 보여드렸더니 엄마가 어렸을 때 키웠던 강아지가 그러는 것을 실제로 보셨다며 예전 경험을 얘기해주었다. 

나는 강아지가 정말 너무 좋다. 강아지뿐만 아니라 난 모든 동물들을 좋아한다. 특히 악어가 좋다. ㅋ 

동물 애호가들은 밍크나 가죽옷을 입지 않던데 나는 동물을 좋아해서라기보다 그냥 그런 옷들이 징그럽고 거부감이 들어서 싫다. 

그렇다고 그런 옷을 입는 사람들을 욕하거나 싫어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의 각자 취향을 존중하지만 누군가 그 옷을 입고 나에게 다가온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내가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로 달려서 그 사람에게서 700m 는 떨어질 것이다. 

왜 700m냐고? 내 맘이다. 내 일기에 내 맘대로 적는 것도 안 되냐? 


열심히 일기를 쓰는데 아빠가 축구를 보자고 꼬드긴다. 축구보고 다시 써야겠다. 

(축구 끝나고) 대박이다! 역시 손흥민이다. 포르투칼을 이겼다. 16강이다. 

근데 16강이 뭔 뜻이래? ㅋ     




64일째갱년기


오~ 필승 코리아!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우리나라가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잘했다! 잘했어! 

솔직히 16강 처음 가는 것도 아니고 16강에 오른 것 자체는 그저 그런데... 

사실상 이번 월드컵이 자신에게 마지막 월드컵일 가능성이 높고 너무너무 고생한 우리 흥민이가 한 게임 더할 수 있게 된 것이 진짜 기쁘다!!! 자기가 부상 때문에 제일 고통스럽고 힘들었을 텐데...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그 힘든 아픔 속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뛰어준 손흥민에게 고마운 마음뿐이다. 

아~ 그런데 설레발을 떠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표팀, 스쿼드가 이제 세계 최강급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네... 

조규성,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특히 월드클래스 손흥민은 황희찬처럼 함께 달려줄 사람 하나만 붙으면 파괴력이 10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16강에 만날 브라질과도 해볼만은 하다고 본다. 

물론 냉정하게 브라질을 이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16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상승세이고, 단기전은 컨디션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브라질은 네이마르와 메인 수비수가 부상이다. 해보자!    




65일째사춘기


시험 준비를 하다가 새벽에 메모지에 잠깐 낙서를 했는데 상당히 잘 그려서 소름이 돋았다. 

여성인지 남성인지 모를 사람을 그렸는데... 

물론 처음 의도는 여성을 그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림이 미묘하게 그려졌다. 정말 소름끼친다. 

시험이 4일 남았다는 것이... ㅠㅠ 

빨리 자버려야겠다. 하지만 잠은 못 잔다. 

왜? 굳이 이 처참한 심정을 얘기하진 않겠다. 

내 사랑 잠~~~~~~~     




65일째갱년기


오늘 점심시간에 잠깐 유튜브를 보았는데 기가 찬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영상은 1주일 동안 세숫대야에 소주 1,037병을 담아 마셨다는 자칭 월클 소주 유튜버에 관한 것이었는데... 아니 이런 자살행위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이걸 즐기는 사람들은 대체 뭐란 말인가? 

내가 꼰대일까? 물을 저렇게 마셔도 피가 묽어져서 위험할 수 있는데 술을 저렇게 마시고 살 수 있을까? 

그래 1,037병은 부풀렸다고 치자! 

실제 영상에서는 소주 두병을 큰 그릇에 담아 원샷을 하는 것을 보여줬다. 

참 아무리 세상만사 요지경이라지만... 이게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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