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국시와 따로국밥
경상도의 미향! 안동을 대표하고 경상도를 대표하는 음식, #안동국시!
나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식도락을 즐기고 다식가인지를 알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가 낯설게 들릴수도 있지만 안동국시를 내가 먹기 시작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5년이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육식을 좋아하고 고기국물 요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고기 내음이 나지 않음에도 내 입 안을 가득채우는 고기풍미를 제공해주는 안동국시의 매력을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다.
또 각자 취향은 다르겠지만 신선한 배추와 알싸한 고추가루가 뒤섞여 짜릿하면서도 상쾌한 맛을 주는 겉절이와 함께 국시 한 젓가락 한껏 입에 넣었을 때 그 맛이란! 감탄사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재미있는 것은 안동국시를 잘 못하는 집에서도 먹어봤는데 그렇게 맛대가리가 없을 수가 없었다. 라면이나 짜장면, 칼국수, 잔치국수 같은 면요리들이 정말 최악이 아니면 그래도 그냥저냥 먹을만한 것에 비해 안동국시는 실력이 없는 집에서 먹게 되면 욕밖에 안나올 정도로 맛이 없다. 그래서 음식 솜씨를 판단할수 있는 음식 중 하나로 꼽는다.

내가 올린 사진에 있는 또 다른 경상도의 대표 음식 #따로국밥 은 말 그대로 밥과 국이 따로 적은 양의 찬과 함께 나오는 음식이다. 밥과 국이 따로 나오는게 당연하지 뭐 이름까지 붙일 만큼 뭐가 그리 신기하냐고?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사극의 한 장면을 찾아봐라!
주막에서 국밥을 먹는 장면을 보면 밥 공기를 따로주지 않고 뚝배기 하나만 내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고증에 잘 맞는 미장셴인데, 실제 우리 선조들은 그릇에 국을 담고 거기에 밥을 말아 약간 따끈한 정도의 온도로 내오는 국밥을 즐겨 먹었다고 기록으로 전해진다.
미지근한 정도의 국밥을 내놓은 것은 하동관 곰탕의 시작 때처럼 불을 강하게 지피지 못해서라기보다 보부상과 같이 일이 급한 사람들이 서둘러 음식을 먹고 떠날 수 있게 해준 일종의 배려였다 - 보통 시래기국밥이 주를 이루었다고 하는데 당시 가장 싼 음식 재료 중 하나인 시래기와 된장을 재료로 사용한 것이겠지만 현대 식의학 기준으로보면 상당히 건강에는 좋은 음식임에 틀림 없다.
반면에 뭐 그리 급할 것 없고 실제 급해도 체면 때문에 뛸 수 없는 양반들은 밥과 국을 별로도 내놓은 음식을 주로 먹었다고 확인된다. 그래서 일반 서민 음식 상에 밥과 국을 따로 올리는, 그것도 고기국을 베이스로 하는 따로국밥은 당시에는 나름 혁신적인 시도였던 것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육개장과는 그 결이 많이 다른데 따로국밥의 국은 토란대나 고사리도 들어가지 않고 무를 듬뿍 넣어 끓여만든 경상도식 소고기 무국이다. 매운 요리의 메카답게 얼큰하다는 것이 서울쪽과 다를 뿐이다. 무가 들어있고 실제 끓이는 정도도 고아 끓이는 정도가 아니다보니 상당히 깔끔하다. 농도가 진하고 고추기름이 잔뜩 들어있는 고기국에 비해 한 그릇 밥을 말아먹고 났을 때 속의 느끼함이나 불쾌감이 상당히 적다.
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 허기가 많이 진 오전, 충전이 필요한 오후 나절, 술과 함께 하는 저녁, 언제 먹어도 편안함과 든든함을 함께 준다.
흔히 경상도 쪽 음식은 맛이 없다고 평한다.
개인적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정말 냉정히 봤을 때 남도 음식에 비하면 그런 경향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음식이 지나치게 칼칼하고 자극적이며, 양념이 비슷하고 간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향이라고 하는 전주의 음식점 전부가 음식을 잘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경상도식 음식 중에서도 별미로 불릴만한 것들이 상당히 많다.
나는 그중에서 안동국시와 따로국밥을 지목하고 싶다.
오늘 먹었던 이 두 음식의 맛은 나의 이러한 지지를 배신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들이 나에게 줄 맛의 기쁨을 기대하며 며칠 후 다시 방문할 것을 계획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