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그 간결한(?)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위험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정치 이야기와 더불어 어느 사회든 금기처럼 되어 있는 나머지 한 가지!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그 이야기! 친한 부부도 친구도 다투게 만들 수 있다는 그 이야기!
'종교'와 '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미리 말하지만 나는 특정 종교를 비난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정말로 신성을 부정할 생각이 전혀 없다.
굳이 따지자면 우주에도 '누군가' 혹은 '어떤 것'에 의한 시작이 있었을 것이라는 오리진을 추종하는 나는 오히려 신성을 인정하는 입장임을 밝힌다.
시작부터 설레발을 떠는 이유가 앞서 말한 대로 죽을까 봐 겁이 나서 그런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만은 그런 이유는 절대 아니고, 단순히 내가 모든 종교나 신에 대해 굉장히 포용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종교로 인정되지 않고 단순한 신화나 문학으로 치부되는 켈트족이나 북유럽인들의 고대 신화, 그리스와 로마의 신, 이집트의 신은 물론 크리스트교와 불교, 이슬람교, 도교, 힌두교 등 제도화된 종교부터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신봉했던 토테미즘이나 한국의 전통 무속, 부두교, 심지어 이단이라고 불리는 종교들까지 나에게는 'No problem!'이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이단까지 그러는 것은 좀 아니지 않냐?"
응? 되려 나는 당신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배타적 종교관으로 보자면 자기들 종교 이외에는 모두 이단 아닌가?
크리스트교나 불교는 대세 종파가 아니면 예수나 부처를 믿어도 이단 취급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이슬람교는 대놓고 다른 종교에 대해서는 칼을 들어야 한다고 외치지 않는가?
무엇보다 특정 종교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해당 종교의 신인가?
아니다. 모두 종교의 지도자라고 말하는 인간이 한다. 나와 같은 인간이 말이다!
어떤 종교의 신도 직접 현신해 이 종교, 저 종교는 이단이라고 지목한 바 없다.
고작 같은 인간이 내려놓은 자의적 판단에 내가 굴종해야 할 이유는 없다.
명확하게 되새겨라! 현재 세상에서 대세로 인정받는 프로테스탄트 역시 과거에는 홀로 정통이라고 자부하던 로마 가톨릭에서 이단으로 지정했던 종파이다.
많은 종교인들은 자신들의 정통성을 역설하기 위해 오래된 경전을 근거로 들이댄다.
성경, 불경, 쿠란, 베다 등등 자신들이 믿는 신 이나 위대한 예언자들이 했던 말이라며 절대성을 강조한다.
좋은 말씀들이 쓰여있는 경전임은 분명하지만 대단히 미안한 말인데,
그 경전에 쓰여있는 말이 과연 그 오래전 각 종교의 신 이나 예언자들이 한 말 그대로라는 보장이 있는가?
불과 20-30년 전 성경과 지금 성경, 기도문은 많이 바뀌었다. 토시만 바뀐 게 아니라 사용되는 단어나 문맥도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당신의 기억을 한 번 들여다봐라! 당신이 작성한 제법 오래된 SNS 포스팅을 뒤져봐라!
불과 몇 년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는데 당신이 기억하는 것과 사뭇 다른 것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오락 프로에서 귀를 막고 소리를 외치는 게임을 봐라! 서로를 가린 채 그림으로 특정 대상을 설명하는 게임을 봐라! 당장의 시간에 하는 일임에도 두세 사람만 거치면 원래 모습과 완전히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고작 100년도 안된 시간을 갖고도 사정이 이러한데 예수께서 2000년 전, 그것도 기록 수단이 발달되지 않았던 유목민들 사이에서 하셨던 말씀이 정말, 하나도 틀림없이, 일말의 왜곡도 없이 전달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심지어 석가모니께서는 예수보다도 500여 년 전에 활동하셨고 석가모니의 탄생·성도·입멸 시기에 관한 기록은 아주 오래전 문헌에 조차 적혀있지 않다. 쿠란의 내용은 왠지 모를 위화감이 많이 느껴진다. 성경의 내용과 유사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베다의 내용은 SF 판타지에서 나올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데도 정말 위대한 분들의 말씀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떠한 인간의 손도 타지 않고 그대로 전해졌다고 믿을 수 있다는 말인가?
더 웃긴 것은 근래에 신성을 모독하고 망가뜨리는 것이 무신론자나 비신자가 아니라 해당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예를 하나 들어본다. 당신은 길거리에서 "예수 안 믿으면 불 구덩이에 빠져서 영원히 고통받아요"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종종 볼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단 나쁜 죄를 지으면 지옥 간다는 명제를 설파하는 것은 정말 아주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인간들이 죄를 못 짓게 하기 위한 효과적인 심리 수단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앞뒤 잴 것 없이 해당 종교의 신을 안 믿으면 지옥 간다고?
전 세계 인구가 70억이고, 지구상 종교 중에 가장 많이 믿는 종교도 신자 숫자가 인류 전체의 1/3 정도밖에 안 되는데 그럼 나머지 2/3는 다 지옥행이라는 말인가? 어이가 없는 말이다.
각 종교마다 자신들의 종교가 아니면 다 지옥 간다고 우기는데 그런 논리대로라면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지옥행이다.
신을 안 믿는다고 불구덩이 지옥으로 간다는 소리가 얼마나 말 같지도 않은 소리냐면,
1살짜리 갓난아기를 상상해 보자. 그 아이는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나 조카이다.
만약 그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당신에게 옹알이를 하다 침을 튀겼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이라고 외치며 그 아이를 혼낼 것인가?
혼은 무슨? 당신은 오히려 예쁘다며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미물인 '인간'도 무지몽매한 아기에 대해 관대하기 그지없다.
모두 너그러우신 신의 모습을 따라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과학으로 밝혀진 바와 같이 당신의 피부 1㎠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억의 생명체가 존재한다.
주지하다시피 이건 명백한 팩트이다.
수억의 생명체를 먹여 살리고 있는 위대한(?) 당신은 당신의 피부 속에서 살고 있는 그 미생물들에 대해 "이놈은 나에게 맹목적이니 칭찬하고 밥을 더 줘야겠다", "이놈은 나를 신봉하지 않는 아주 무례하고 나쁜 미생물이니까 내가 너를 죽여야겠다"라고 일일이 심판하고 사는가?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으나 무의식적으로 피부를 긁어 의도치 않게 생명체를 해치는 경우를 제외하곤 의도적으로 미생물 하나를 죽이기 위해 별도의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현실적으로 할 수도 없다.
우주가 얼마나 넓은지 종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안다.
우주 속의 우리는, 우리 몸속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보다 작은 존재이다.
그런데 감히 입에 올리기도 과분할 정도의 성스럽고 위대한 신들께서 한낱 먼지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간이 자기를 믿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지옥 불구덩이에 처넣고, 그것도 '영원히' 괴롭힌다고?
논리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게다가 모든 신들께서는 서로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며 자비를 베풀고 아끼고 위해주라고 공통적으로 역설하였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종교를 믿지 않은 이방인이나 원수조차 사랑하고 왼쪽 뺨을 맞거든 다른 쪽을 내어주라는 궁극의 가르침을 내려주셨으며, 부처께서는 살생을 금하고 자비를 강조하면서 세상에 업보를 쌓지 않을 것을 강조하셨다.
아니! 왜 이렇게 위대한 신을 쪼잔하고 옹졸한 존재로 폄하하는 것인가?
그것도 그 신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신자들이 말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모순을 하나 지적하자면!
한반도에 불교가 들어온 지 약 1700년, 크리스트교가 들어온 지 약 140년 되었는데, 우리 역사 5000년 동안 그럼 그 이전에 있었던 우리 조상님들은 전부 지옥에 있다는 말인가?
억울하게도 종교가 없어서 못 믿었던 것뿐인데 그게 죄가 돼서 지옥에 가야 한단 말인가?
이는 모두 현재의 종교가 모두 인간에 의해 재창조되어 극도의 이기심으로 다투고 서로를 배격함으로써 나타난 결과이다.
즉, 출발은 위대한 분들의 말씀과 행동에서 시작된 종교이지만 지금은 인간들 개개인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또 상대를 궤멸시켜 내가 더 이익을 보기 위해 행하는 배타적 작태가 판치는 욕망의 용광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인류 사회에서 대세를 이루는 종교계는 이러한 현상이 더 강하다.
역설적으로 그러한 종교를 인간 사회에서 유지시키는 제한된 이들에게 신은 그냥 명분적 도구일 뿐, 섬김이나 도리와는 더 멀리 있다는 것이다.
내가 경험적으로 판단해 보건대, 어떠한 신도 인간의 옳고 그름을 결코 심판하지 않으며, 배려도 질책도 하지 않는다. 무심하게 바라볼 뿐이다.
天長地久라는 말처럼 신 이나 자연, 우주, 뭐 하여튼 인간을 초월하는 아득한 존재는 자기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할 뿐 누군가에게 편향된 유익을 제공하지 않는다.
절대적 힘을 지닌 존재가 어느 한쪽에 유리한 행동을 할 경우 공평함이 깨어질 것이고, 인간은 그러한 불공평을 못 참는 존재이기에 인간들 스스로 그를 수용하지 못하고 질서는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 논리에서 어느 종교가 되었던 그 종교의 최고신은 결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게 자연의 질서를 지켜나가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수능날 수많은 어머니들이 자기들 종교식으로 간절히 기도하고 애원한다. 뉴스에도 자주 비추어지지 않는가? 그런데 그들이 간절히 기도를 드리는 신들은 그 어머니들의 바람을 들어주었을까?
지방대도 못 갈 사람이 서울대를 가는 기적이 나타났을까? 당연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신이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도 인간의 바람이 너무 많고 복잡하게 얽혀있다.
누구 소원은 들어주고 누구 소원은 들어주지 않으면 안 들어준 쪽이 서운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은 하나로 절대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신은 누구의 바람도 들어주지 않는다.
이런 과정으로 결론 내리자면, 신은 존재하더라도 무용한 존재인 것이다.
우주를 포함해 무엇이든 시작되려면 태초가 있어야만 한다는 의미에서, 또 우리가 그 태초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그 태초의 존재를 신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원론적 의미의 신을 믿는다.
다만 그러한 원론적 의미의 신을 각계각층 각 시대의 인간들이 그 이름을 달리 불러온 것이 종교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여 특정 종교에 심취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이기적인 인간들이 독선적으로 자행하는 강요를 수용할 만큼 내 성격이 좋지를 못하다.
게다가 종교는 죽음이 두려운 인간이 만들어낸 '마약성' 최면제이다.
신이라는 절대불변의 전지전능한 존재를 위안거리로 죽음을 잠시 잊고 살기 위해 만든 자위수단인 것이다.
그래서 논리? 과학? 당연히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논리적 사고와 의사소통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종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종교든 나에게 평안을 준다면 굳이 정통이니 이단, 사이비 따질 필요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느 종교가 되었던 열심히 믿으며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좋은 마음으로 자신의 두려움을 정화시키면서 활기차게 살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라. 그러면 된다.
자신의 앞가림이나 잘하면 된다. 각자 그렇게 잘 살면 세상은 자연스럽게 좋아지지 않겠는가?
그리고 '기도'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종교적 의식과는 다른 의미에서 해보기를 권한다.
기도는 흥분되고 곤란에 빠져있을 때 나를 진정시키고 나 스스로에게 이겨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유용한 자기 대화와 자기 통제의 수단이다.
물론! 기도 중에는 타인을 위한 기도도 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그런 모든 종교적 행동은 결국 자신의 천국행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게 도덕적이던 의무적이던 뭐가 되었던 간 말이다.
왜냐? 종교가 없는 사람도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동정심을 갖고 도움을 주기도 한다.
꼭 기도라는 행동이 아니어도 타인을 위한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기도라는 종교적 행위에 종교가 이야기하는 떡밥이 매력적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니 순수하게 나를 위해 기도를 활용해라!
더불어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종교계는 각계의 유명한 지도자들이 저지르는 횡령과 혼외불륜, 재산권 다툼, 혐오 등의 모습이 당신들이 죽도록 강조하는 종교적 가르침에 부합되는지 돌아보고 자기들 몸에 붙어있는 오물부터 잘 닦아라!
주제넘게 다른 이들에게 이러쿵저러쿵하지 말고 말이다.
혹시 내 글과 판단이 신성모독이고, 내 이야기가 사리분별에 맞지 않는 정말 흉악무도한 생각이라면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신께서 이미 내게 엄벌을 내리셨을 것이다.
이런 소견을 말하고 다닌 지 벌써 20년이 넘었지만 아직 건강하고 멀쩡하다.
혹시 당신 중 누군가가 그동안 네가 겪었던 어려움이나 고통이 이런 나의 신성 침해적 태도 때문이라고 다시 우긴다면 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그럼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어떠한 곤경에 처한 적 없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곤경에 빠진 나에게 신을 운운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니고 곤경에 빠진 적 있다면 "뭐야 결국 너도 신성 침해적 행동을 했나 보네?"라고 되돌려주고 말을 끊겠다.
그래도 부득부득 종교를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드라마 대사인 것 같기는 한데,
신과 죽음과 관련된 참 진리가 함축된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저승이 참 좋은 곳인가 봐~ 한 사람도 다시 돌아오지 않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