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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상 Nov 22. 2024

'김 대리'가 아니라 이름을 부른다는 것의 의미

송길영의 <시대예보 : 호명사회>에서 발견한 호칭파괴의 의미


'나'에게 느껴지지 않는 호칭파괴, 호칭통합


많은 기업들이 호칭파괴, 호칭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직급이나 직책으로 사는 것이 익숙했던 우리들은 이제 '김 대리님'이 아니라 '김 아무개 님'이 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 직급이나 직책부터 확인해야 마음이 편해집니다. 상대가 어느 정도 레벨에 있는지, 나는 그를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송길영 작가의 새로운 시대예보는 <호명사회>입니다. 호명사회는 우리 각자가 서로 이름을 부르고, 대등하게 협업하는 사회를 의미합니다. 이는 작가가 지금 세상이 갈수록 '조직보다 개인이 훨씬 더 커지고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이제 우리 회사는 직급을 없애고,
'님'으로 호칭을 통합합니다."


나이, 연공, 위계, 서열이 없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변화하기 위함이라는 메시지는 직원들에게 현실감 있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회사에서 강조하는 변화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나에게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이 달라지고는 있으나 기업의 HR에서 내보내는 메시지는 늘 '조직'이 중심입니다. 나에게 아니면 적어도 우리에게 그것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마치 회사는 매년 위기라고 이야기하나 정작 나에게는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나'에게 느껴지는 '호명사회'


<시대예보 : 호명사회>가 의미 있는 것은 '나'에게, '당신'에게 이 변화가 어떤 의미인지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변화를 제안합니다. 먼저, 왜 '내 이름'의 가치가 갈수록 중요해지는지 송길영 작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1. 조직은 작아지고, 개인이 커지고 있다


"AI와 같은 I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제는 한 사람이 보다 증강된, 다양한 형태의 일을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했던 일을 AI를 이용한다면 한 사람이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개인의 기능과 역할은 굉장히 커지고, 조직은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각자의 '본진'이 중요합니다." (유튜브 채널 <인생질문> 인터뷰 중)


이제 호명사회가 느껴집니다.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 사회. 확실한 나만의 본진을 구축해 나가야 하는 사회입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그래, 개인이 조직보다 커지고 있구나.
그럼 내 이름 앞에 있는 회사 이름과 직급이 아니라,
진짜 '나'로 바로 서야 하는구나.
그럼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2. '좋은 직장', '성장'의 의미도 '개인화'되고 있다


어떤 회사의 누구가 아니라 온전히 '나'로서 살아가야 하는 시대. 그런 시대를 살아가려면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요? 송길영 작가는 '좋은 직장', '성장'의 의미가 달라졌으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성공체험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좋은 직장은 '나를 보호해 주는 곳'이 아니라, '내가 그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라고 바뀌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그걸 잘 하기 위한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했던 일들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진화시킬 수 있을지, 나에게 요구했던 가치보다 더 많은 것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계속 궁리해 보는 것입니다."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입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조직도 좋아집니다. 서로 간의 상승하는 작용을 만들 수 있으니까 내 일을 바꾸는 것을 먼저 하고, 작은 성공 경험을 쌓아나가야 합니다." (유튜브 채널 <인생질문> 인터뷰 중)


직업인으로서 내가 자꾸 새로운 것을 궁리하고 있는지, 작더라도 성공경험을 쌓아나가고 있는지, 앞으로 나는 어떤 눈덩이를 굴려나갈 것인지 자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HR 담당자로서 과연 구성원들에게 '나를 위한' 변화를 제안했는지도 함께 자문하게 됩니다. '좋은 직장', '성장'의 의미도 갈수록 '개인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예보 : 호명사회>에서 발견한 호칭파괴의 의미


'김 아무개 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여전히 어색하지만 우리가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여러 가지로 참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서로 귀하게 이름을 불러주고, 각자가 일의 주인이 되고, 서로 대등하게 협업해 나가자는 것이 <시대예보 : 호명사회>가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홀로 선 핵개인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사회,
호명사회가 다가옵니다.
호명사회는 조직의 이름 뒤에 숨을 수도,
숨을 필요도 없는 사회입니다."
- <시대예보 : 호명사회> 中



※ 이미지 출처 : pexels.com, 유튜브 채널 <세바시 인생질문>


ⓒ 이재상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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