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코치형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2가지 조건
세대가 변화하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시대가 요구하는 직장의 모습이 예전과 많이 달라지면서 '코치형'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직장 내 소통의 모습도 수직에서 수평으로, 일방향에서 양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고, '지시'만으로 충분했던 리더의 언어도 '열린 질문'과 '경청'이라는 무기를 장착하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팀장들을 모아놓고,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하고, 코치 자격증을 따게 하면 될까? 그렇게 하면 팀장은 코치가 될 수 있을까? 리더십을 자격과 기능의 관점으로만 본다면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리더십은 그 보다 더 높은 수준인 '영향력'이다. 리더의 영향력은 자격증이나 능수능란한 스킬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팀장이 코치형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1. 리더(코치) 임을 '자각'하고, 좋은 리더(코치)가 되겠다고 '결심'했는가?
2. 팀원들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가?
이 두 가지는 좋은 코치가 되기 위한 핵심 요건이다. 그리고 동시에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직장 내 좋은 리더의 조건이기도 하다.
직장 내 여러 비극 중의 하나는 바로 '팀장이 되고 싶어서 팀장이 된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직장 내 팀장은 대부분 일을 잘하고, 성과가 좋고, 요구되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기 때문에 팀장이 된 것이지 좋은 리더이기 때문에 팀장이 된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런 케이스는 매우 드물다. 사실 현실적으로 좋은 리더는 고사하고, '리더로서 역할을 하겠다'라고 결심하거나 제대로 고민해 본 시간도 부족하다. 그러기에 팀장은 너무 바쁘고, 일이 많다.
'관리자' 역할에만 충실할 수 있다면 리더로서 자각도 하고 결심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말 많은 팀장들이 각자 맡은 실무도 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실무를 놓지 못한 상황에서 팀의 성과도 챙기면서 좋은 리더가 되겠다는 자각과 결심을 할 수 있을까? 쉬운 일은 분명 아니다.
이처럼 조직에서 리더에게 요구하는 역할과 책임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리더는 자신만의 철학을 찾아야 한다. 팀장은 '자신이 리더임을 자각'하고, '좋은 리더가 되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그러한 자각과 결심이 없는 자격교육과 스킬교육은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다.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우리 팀, 우리 조직이 성장하려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스스로 묻고, <그렇다면 나는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여 자기만의 철학을 가질 때 '코치형 리더십'으로 변화할 수 있다.
어느 날, 팀원이 지각을 했다. 근태를 누구보다 중요시하는 팀장이라면 저기 늦게 사무실로 들어오는 팀원의 얼굴을 쳐다보기도 싫을 것이다. '왜 늦었어?'라고 물으면 그나마 다행. 아예 묻지도 않고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가만히 두었다가 '그 일 어떻게 되고 있나?'라고 냉랭한 업무적 대화를 시작하기도 한다.
'왜 늦었어?'는 질문이 아니라 질책이다. 팀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염려스럽고 궁금한 질문이 아니라, 리더인 내가 듣고 싶은 합당한 이유를 대라는 질책이다. 지각이 아니더라도,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줄 때도, 면담을 할 때도, 많은 팀장들이 '질문'을 가장해 '질책'한다. "왜 이렇게 했니?", "고민한 거 맞아?"는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다. 팀장인 내가 궁금해서 하는 질문이고, 내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질책이다.
코치는 '열린 질문'과 '경청'이라는 무기로 대화한다. 이때 질문은 코치가 궁금해서 하는 질문이 아니다. 상대방이 생각하도록 돕기 위한 질문이다. "왜 늦었어?", "고민한 거 맞아?"는 상대방을 위축시키고, 방어적으로 행동하게 한다. 이유를 말하고,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팀원의 사정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혹시 어려운 일은 없었니?", "더 나은 보고를 위해 뭘 더 해보면 좋을까? 혹시 내가 도와줘야 할 것은 없니?"라고 물으면 팀원은 생각하고, 설명한다.
좋은 질문, 열린 질문을 가르는 가장 핵심은 리더가 상대에 대해 얼마나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팀원이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그 친구가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궁금하면 질문의 수준과 품질이 달라진다.
코치는 '열린 질문'과 '경청'으로 대화한다. 사려 깊게 경청하고 질문하려면 스스로 나름의 철학을 가진 코치임을 자각하고, 좋은 코치가 되겠다고 결심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성장과 변화에 대해 진정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양방향 소통과 성장을 키워드로 직장 내 리더십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코치형 리더' 양성을 위해 많은 기업들이 팀장의 리더십을 코치형 리더십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의 형태가 무엇이든, 가장 먼저 리더의 자각과 결심, 리더로서 가지는 호기심부터 자극하고 촉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Pexels.com
※ 이 글은 원티드(Wanted) 소셜 페이지 '인살롱' 에 함께 발행되었습니다 : 바로가기
ⓒ 이재상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