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글을 쓰는 일과 달리기의 공통점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집념'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둘 다 끝까지 해내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이 책을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가 이 루틴을 어떻게 지켜내면서 삶의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 책을 읽고 나니 남는 단어가 '집념'이었습니다.
집념은 고통과 자주 연결되곤 합니다. 그래서 마라톤 선수나 권투 선수에게 자주 따라붙는 수식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비슷합니다. 무게를 이겨내고, 견뎌내겠다는 마음으로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밑줄을 친 저 문구를 동기부여 삼아 운동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헬스장에 가서 PT를 등록할 때, 거울 속 메마른 몸을 볼 때 이 문구가 생각났습니다. 마흔이 넘은 지금도 나라는 인간 속에 아직도 가능성이 남아있었다는 것을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장이든 결혼이든 생활이 안정되어 가면 갈수록 변화를 겪고 있다는 감촉을 느끼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스스로 변화를 주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나이가 들수록 절감합니다. 그래서 대단하고 거창한 변화는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운동을 해보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약 10개월이 지났습니다. 거울 속 몸의 변화가 눈으로도 보입니다. 제 안에서 방치되어 있었던 가능성을 느낄 수 있으니 뿌듯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눈으로 보입니다. 중단하지 말고 계속 가보겠습니다.
ⓒ 이재상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