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이 답해야 할 3가지 질문

해결이 안 되면 끝내 퇴사하게 만드는 질문들

by 이재상


"어디에 지원할까?"
"거기에 취업하려면 어떤 스펙이 필요할까?"
"자소서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대한민국에 과연 내 자리는 있을까?"


취준생의 흔한 질문들입니다. 예전에 저의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당장 해결해야 할 것만 같은, 내 눈앞에 직면한 문제여서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았던 질문들입니다. 인사담당자로서 참 많이 듣는 질문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취업의 문을 열고 직장인, 인사담당자로 살아 보니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년간의 경험도 필요 없습니다. 당장 1년만 일해도 느껴지는 질문들입니다. 답하지 않으면 직장 생활하는 내내 끝까지 괴롭히는 질문. 해결이 안 되면 끝내 퇴사하게 만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제안합니다.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때때로 기존 질문을 잠시 접어두고 새로운 질문을 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취준생이 품어야 할 3가지 질문을 소개합니다.






1. 나는 왜 이 업(業)에 도전하는가?



취직 vs. 취업


'취직'이 있고, '취업'이 있습니다. 제 명함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해 봅니다. "나는 어디에 취직하고, 어디에 취업했나?"라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대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직(職)'은 회사, 직급, 직책을 의미합니다. 어떤 특정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취직'이라고 말합니다.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고 팀장이 되었다면 '직분, 직책을 맡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업(業)'은 다릅니다. 업은 직무, 일, 사명을 의미합니다. HR 담당자가 되었다면, 마케터나 엔지니어가 되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취업'이라고 말합니다. 업은 직장 내에서 맡은 일, 과업입니다.


업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한다면 '나 자신이 스스로 부여한 일의 의미와 사명'에 이르게 됩니다. 저는 회사에서 HRD(인재육성)을 담당합니다.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임직원들의 성장을 돕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그것이 저의 '업'입니다.



우리는 취직이 아니라 취업을 해야 합니다. 회사에 내 인생을 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이 일에는 내 인생을 걸 수 있습니다. 그저 어떤 회사의 이름, 브랜드, 간판에 속하게 되었다는 만족에만 머물면 시간이 지날수록 나만의 시장가치를 잃게 됩니다. 내 이름 앞에 회사 이름이 떨어지면, 내 이름 뒤에 대리, 과장이라는 호칭이 떨어져 나가면 내 이름만 남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 그 일을 하는 나의 역량, 이 일을 통해 내가 만들어내는 시장가치만 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용기를 내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어디에 취직을 해야 하나?"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왜 이 업에 도전하는가?"라고 질문해야 합니다. 취준생이 밤새워 고민해야 하는 것은 '어디에 지원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나는 과연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왜 이 직무를 하고자 하는가'가 되어야 합니다.


자기만의 '업'을 정의한 사람들



애플(Apple)의 초창기 사명은 애플 컴퓨터 컴퍼니(Apple Computer Company)였습니다. 스스로를 최고의 개인용 PC를 만드는 회사로 정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하며 회사 이름에서 Computer를 지워버립니다. 애플의 업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Think Different)'이라고 스스로 정의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로 아이팟, 전화기, 인터넷을 하나로 합치는 아이폰을 만들어냅니다.



디즈니랜드 청소부는 스스로를 '무대를 만드는 엔터테이너'라고 정의합니다. 도로는 퍼레이드를 하는 무대라고 생각하고 무대가 더럽혀지지 않도록 퍼포먼스를 선보입니다. 디즈니랜드에서는 청소부를 '배우'라는 의미로 캐스트라고 부릅니다. 그들의 업은 '꿈을 심어주는 배우'입니다.


직보다 업을 고민하고, 거기에 집중할 때 남들과 다른 성장이 가능해집니다. 단순히 이 회사에 취직하겠다고 하는 지원자보다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직무, 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왜 이 업에 도전하고자 하는지 답할 수 있는 지원자가 훨씬 더 경쟁력 있습니다.



2. 나는 'Best'한가, 'Right'한가?



인재상의 행간 읽기


거의 모든 회사는 저마다 '인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재상을 통해 우리는 그 회사가 어떤 인재를 선호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회사를 지원하고자 할 때 그 회사가 어떤 인재상을 가지고 있는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재상을 볼 때 우리가 유의해야 하는 것은 인재상의 '행간을 읽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행간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는 인재상을 이루고 있는 표면적인 단어, 문장 그 자체를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단어와 문장의 맥락, 배경을 함께 읽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회사는 신입사원에게 도전과 열정을 요구합니다. 회사에 입사하고자 하는 청년에게 도전과 열정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합니다. 하지만 도전의 의미, 열정의 의미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이미 성숙된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회사에서 이야기하는 도전. 그리고 아직 덜 알려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한 회사에서 이야기하는 도전은 다릅니다.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해 온 회사인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가고자 하는 회사인지 맥락을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인재상은 직무에 따라서도 달리 읽어야 합니다. 규정과 프로세스를 준수하되 효율과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직무에서 말하는 도전. 새로운 아이디어를 무기로 장착하여 창의성을 높여야 하는 직무에서 말하는 도전은 분명히 다릅니다.


NASA의 인재상



미항공우주국 NASA의 인재상은 '실패한 적이 있고, 그것을 복원시킨 적이 있는가?'입니다. NASA는 극도의 기술력을 요하고, 극한의 상황에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조직입니다. 그런 NASA에서 일하고 직무를 수행해 내려면 실패를 해본 경험뿐만 아니라 실패를 극복해 본 경험이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직무가 뭘 요구하는지 인재상의 맥락과 행간을 읽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자기소개서의 한 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나 자신이 'Best'라고 이야기하는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나 자신이 이 회사에, 이 직무에 'Right'하다고 이야기하는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습니다. 회사가 뽑고 싶은 인재는 최고의 인재가 아닙니다. '적합한 인재'입니다.



3. 그래서, 나는 뭘 할 것인가?



질문을 바꿔 내 안에서 답을 찾는 용기


2019년 4월에 방영된 <대화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함께 출연한 독일인 방송인이자 피아니스트 다니엘 린데만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생의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 어렵고 풀리지 않는 질문에 대해 패널들은 각자 자기만의 결론과 그에 이르게 된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문득 다니엘 린데만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잘못된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질문의 답을 잘 못 찾을 때, 어쩌면 질문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라고 질문할 것이 아니라, '나는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라고 질문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잘못된 질문을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거나, 풀리지 않는 질문의 답을 내 안에서 찾기보다는 밖에서 찾으려고 애쓰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취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취업과 관련하여 우리가 품고 있는 무수히 많은 질문들 중에서 잘못된 질문은 없는지, 이미 답은 내가 가지고 있는데 바깥에서 찾으려고 했던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합니다.


어떤 직무에, 어떤 업에 도전하기로 결심했고, 그에 적합한 인재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했다면 이제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흔히 '입사 후 포부'라고 이야기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정하는 사람


수년 전 취업을 준비하는 어떤 대학생이 저에게 찾아와 이렇게 부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인사담당자 10명과 인터뷰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과연 제가 인사담당자로서 적합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만약 제가 인사담당자가 된다면 뭘 하고자 하는지 정하려고 합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라고요.


저는 그 친구가 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한참 어린 후배이지만 저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취업을 준비할 때 그 친구처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친구의 깊이 있는 마음가짐, 그리고 그것을 한 번 해보겠다고 하는 용기와 추진력. 모두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이 학생은 이후에 우리가 들으면 누구라도 알만한 대기업 인사팀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삶의 의미도 그렇듯,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입사 후 포부도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정하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정말 뭘 하고 싶은지, 하고 싶은 것이 확실한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취업 이후에 흔들림 없이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다시 처음의 질문에 대해 생각합니다. 우리는 조금 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겠다는 용기를 내야 합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사실은 3가지 질문 모두 우리가 당면한 문제와 직접 연결됩니다.


1. 나는 왜 이 업(業)에 도전하는가?

- 입사 또는 직무 선택의 동기와 연결


2. 나는 'Best'한가, 'Right'한가?

- 나의 직무 적합성과 연결


3. 그래서, 나는 뭘 할 것인가?

- 입사 후 포부, 성장계획과 연결


취준생이 품어야 할 핵심 질문 3가지는 결국 우리가 고민해야 할 본질이면서도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당면 이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질문도 어떻게 하냐에 따라 고민의 깊이, 성찰의 결과물이 달라집니다.


인사담당자로서 일하면서 많은 신입사원들을 만났습니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지만 퇴사를 결정하는 후배들도 많았습니다. 나 자신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지금 취준생 단계에 있을 때 충분히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 고민하지 않으면 나중에 분명히 이 질문들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저도 '대한민국에 과연 내 자리가 있기나 한 걸까?'라는 고민과 한없이 떨어지는 자존감으로 인해 힘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 내 자리는 분명히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계속 두드리고 도전했던 것 같습니다.


취준생이 품어야 할 핵심 질문 3가지를 통해 취업의 문을 열고, 더 단단하고 지속 가능한 커리어를 만들어나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 이재상 2025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