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9 to Taipei] no try, no gain
전에는 그런 생각을 자주 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이런 평온한 일상이 계속되길.' 바라는 것들이 대부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자주 생각한다. '내가 도전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생기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무언가를 시도하는 순간 이 평온은 깨지고 만다. 선택에 대한 결과를, 좋든 싫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대신 무슨 일이든 일어난다. 그게 세상이 말하는 성공이 될 수도, 실패가 될 수도 있지만 그건 받아들이기 나름일 테다. 어떤 일을 겪는 당사자에게는 그저 어떤 일이 일어날 뿐이다.
항구에 머물 때 배는 언제나 안전하다. 그러나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 ㅡ 존 A. 셰드
나는 항구에 머물고자 했다. 그러면 안전했기 때문이다. 대신 내가 볼 수 있는 풍경은 항상 같았다. 내가 보는 풍경은 나의 사유를 만들고, 나의 사유는 그렇게 한정되었다. 저 문장을 만나고서야 깨달았다. 정박할 때가 아니라 떠나야 할 때라는 것을.
출항하는 순간 배는 무수한 파도를 만나게 된다. 거친 파도에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할 것이며 최악의 경우 산산이 부서질지도 모른다. 항해란 그런 것이다. 어떤 것을 얻을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내가 가진 것을 던져 보는 것. 얻게 되는 것은 아주 소소한 것일 수도, 아주 대단한 것일 수도, 혹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배는 떠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항구에만 묶여있는 배는 더 이상 배가 아니다. 누구의 소유물이 될 뿐이다.
'No Try, No gain'
시도가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아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쪽이 더 정확하겠다. 시도가 없으면 얻는 것도 있다. 우선, 편하다. 시도가 없으면 안전하다. 왜냐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내 삶이 조금 더 알록달록 해지길 바란다. 나는 이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 않는다. 다양한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그렇게 내 삶을 여러 색들로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You gonna be something.
뭐라도 되겠죠, 뭐라도 되라고 하나님이 세상에 내 보낸 걸 테니까요.
ㅡ영화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중
그래. 뭐라도 되겠지. 일단은 항해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