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바꾸는 음악세계

ep 96. 유튜브 '플리'시대 속 멜론의 행방은?

by 이진
예전에는 블로그에서 공짜로 노래 다운로드해서 아이리버에 담아 다녔는데!


 음악 어플 정기 결제일이 오면 그때 그 시절이 아득하게 기억이 난다. 아이폰도, 쿠키폰도, 롤리팝도 없던 시절, 우리는 작은 엠피쓰리 속에 음악을 한 곡 한 곡 소중히 담아 다녔다. 당시 유행하던 노래를 초록창에 검색하면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되어있던 시절이다. 지금만큼 저작권 인식이 높지 않을 때, 그때는 모두가 그렇게 다운로드를 하고 음악을 들었다.


 세월이 흐르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음악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 불법이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음악 스트리밍 어플을 사용했다. 컴퓨터에서부터 쓰던 소리바다, 벅스, 멜론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지고, 정기 결제의 개념이 시작되었다. 나의 경우에는 언니가 중학교 때 만든 벅스 아이디를 저번 달까지 거의 십여 년 간 사용했다. 그리고 저번 달을 마지막으로, 언니와 나는 모두 유튜브 뮤직으로 옮겼다. 언니와 나뿐만 아니라 이 친구 저 친구 모두 사용하는 유튜브 프리미엄이다.


 내가 처음에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했던 이유는 광고를 없애주는 기능 때문이었다. 거의 하루에 서 너 시간 이상은 유튜브에 상주하는 나는 영상 시작과 중간중간에 맥을 끊는 광고가 매우 불편했다. 그래서 한 달 무료 체험을 해보았고, 클린한 영상을 볼 수 있는 경험을 직접 해보고 난 후 마음에 들어 바로 결제를 시작했다. 그렇게 쓰다 보니 만난 것이 유튜브 뮤직이었다.


 유튜브는 영상 플랫폼이기에 이미 수많은 음악이 있었다. 가수들이 직접 올리는 공식 음원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무드에 맞는 음악 플레이리스트(줄여서 플리)를 업로드하는 채널들이 급격히 늘었다. 가령 떼껄룩, essential; 등의 채널과 썸네일로 보이는 영상들이 그 예다. 취향이 맞는 음악 채널을 만난다면 한 두 번의 클릭으로 수많은 좋은 노래들을 들을 수 있었다. 플레이리스트 채널의 영상은 대체로 30분에서 1시간짜리로, 멋진 곡들이 이미 콘셉트에 맞게 꽉꽉 채워져 있기 때문에 굳이 어렵게 한 곡 한 곡 찾아다니며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된다. 유튜브 프리미엄에는 영상을 미리 저장해서 오프라인에서도 볼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음악채널의 영상 하나만 다운로드하여도 열댓 개의 곡을 쉽게 듣는 것이 가능하다. 즉 미리 다운로드를 해두고 어디서든 재생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이미 플리 채널 운영자들이 선별한 노래들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올인원이 가능한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다 보니 십여 년간 쓰던 벅스도 단점이 쉽게 드러났다. 굳이 음악 디깅을 하지 않아도 썸네일과 제목을 보고 무드에 맞는 곡을 바로바로 찾을 수 있는 유튜브 플리 채널에 비해, 벅스는 모든 곡이 다 개별적이기 때문에 하나하나씩 다 들어보면서 다운로드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었다. 한 번의 클릭으로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유튜브를 선택한 것이 나로서는 당연했다.


 벅스나 멜론 등의 음악 스트리밍 채널이 현재 자리를 지키려면 '음악 전용 어플'로써 어떻게 더 나은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업데이트가 된다고 하기는 하는데, 오히려 더욱 복잡하고 눈에 띄는 방식을 추구하는 스트리밍 어플의 개편도 필요해 보인다. 요즘 시대의 간편한 미의식과 가치관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음악 전용 애플리케이션의 새로운 도약이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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