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3. 그래도 오늘 하루는 살아내기를
불확실함의 멜로디가 들려온다. 이따금씩 온몸으로 느껴진다. 나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결여된 때에 종종 들려오는 멜로디이다. 앞 날의 방향은 언제나 확실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이전엔 근거 없는 믿음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끝없는 여파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재빠르게 현실로 데려왔다. 지금 이 자리가 아니라면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요즘 시국이다. 동시에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요즘에는 이전에 스스로 ‘나’라고 믿었던 것들이 모두 상쇄되어가는 것만 같다. 나도 세계도, 한 단계의 변화 과정에 있는 듯이 느껴진다.
첫 번째로 진지하게 먹고사는 일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무얼 해도 그냥 좋아하는 것만 해도 괜찮았다. 그동안 내내 학생이었으니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었다. 대부분 해온 것들은 돈을 써가면서 도전에 의미를 두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진짜 생산인구가 되어 경제적 활동을 해야 한다는 진실을 깨닫고서 현실감이 크게 생겨났다. 이전부터 해외에서 일하며 살고 싶은 생각을 꾸준히 해왔는데, 시국 탓에 해외 생활을 바라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생겨나고, 생각할수록 해외에 나가는 것만이 답이 될 수 없다는 걸 느꼈다. 이제는 노트북 하나로 글로벌하게 움직일 수 있으니 국경을 넘나드는 일도 번거로울 따름이다. 결국 나의 고민은 돈벌이로 귀결되었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 먹고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두 번째로는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삶에서 맺었던 관계들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깝게는 가족부터 친구들까지, 결국 나는 인간이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진정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위태위태하게 넘겨왔던 인간관계의 파도들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모든 것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다는 사실이 나를 해방시켰다. 과거의 나와 이별하는 날들이었다. 나와 세상을 이해하면서 스스로에게 더욱 바라게 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모든 것들에 대해 마음을 조금 더 열어두는 것이다. 기분에 휩싸일 때는 침묵하는 것이 낫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형태가 불분명한 수많은 생각과 말들이 머릿속을 오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이렇게 글을 써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결국 내가 떠올린 한 마디는 앞날의 일은 절대 알 수 없지만 오늘 하루는 건설할 수 있다는 진실이다. 오늘과 지금 현재를 어떻게든 살아내면, 사사로운 고민들은 또다시 지워지리라는 것을 안다. 언제나 그랬듯이 몰입하지 않는 하루하루가 쌓이면 고민과 생각이 스멀스멀 생겨난다. 집중하고 몰입하는 삶을 살기로 약속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