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5. 능동적 활자 거부, 그 후 일주일
오늘로 독서 중지를 한 지 7일이다. 이번 주부터는 독서를 해도 된다는 말이다. 해방이다! 글 읽기라는 달콤한 지적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원래라면 공부를 하는 시간에 낮잠을 자기도 했고, 넷플릭스를 보는 등의 시간을 보냈다. 동시에 다시 공부를 하고 글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나기도 했다. 독서를 안 하면서 얻는 게 겨우 넷플릭스를 보는 것이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그 답변으로 아티스트 웨이 책에서 일러준 내용은 이러하다.
삶이나 작품 활동이 지지부진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일주일 동안 독서를 중단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도 없을 것이다. 읽기를 중단하는 행동은 새로운 유출을 위한 시작이다.
이 내용에 따르면 글 읽기를 잠깐 멀리하는 행동이 결국 우리 몸의 활동을 환기시키는 것이라는 말이다. 책상에 앉아 글을 읽는 것 대신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행동은 때에 따라 수동적 게으름이 되기도 하지만, 창조의 샘을 정화하는 능동적 활동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첨언하고 싶은 말은 독서 중지를 위한 기간을 꼭 정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3일 또는 일주일이 아마도 가장 적절한 기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게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앞으로의 일주일이다. 어제저녁에는 오랜만에 원서를 펴서 읽는데, 글을 읽는 것이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었다. 일주일간 자제해왔던 책 읽기를 다시 하는 순간 그 집중도와 이해도가 매우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이전 일주일간의 정화 기간이 확실히 도약을 위한 멈춤이었다는 것을 단번에 깨달은 순간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툭툭 건드려 보는 데에도 좋은 시간이었다. 이를테면 비전보드 만들기, 책상 서랍 정리 같은 것들은 사실 평소에는 시간 내어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앞선 일주일은 아마도 뇌를 위한 방학이었을 것이다. 독서 중지가 필요한 때는 삶이 약간의 휴식을 필요로 할 때이다. 그것이 정말 바쁜 기간이든 무엇이든 상관없다. 필요하다면 글 대신 영상매체를 통해 그 길을 찾아볼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작업을 해나갈 수도 있다. 독서 중지는 능동적 활동에 가깝다. 의식적으로 쉴 수 있는 정화기간이다. 독자분들도 꼭 한 번 시도해보시기를 권해드린다. 세상에는 글을 읽는 것 외에도 멋진 활동들이 많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