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8. 침묵하고 공감하기
인간관계 속에서 종종 이루어지는 의견의 교차점은 '왜 너는 나와 같지 않느냐'는 말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너무 편협해서, 홀로 간직하고 형성하는 관점만을 보고 그것이 다인 것처럼 산다. 자신의 의견은 아주 주관적인 일부 생각일 뿐이라고 자각해두지 않는다면 독불장군이 되기는 시간문제다. 그도 당연한 것이, 우리가 남녀노소 모든 이들의 관점을 가지고 산다면 끝도 없는 딜레마에 휩싸여 과로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씩 타인의 관점을 듣게 될 때 나도 놀라는 점이 많다. 몇 년 전 유행했던 드레스 색깔 논란도 하나의 예다. 아래 사진 속 드레스의 색이 파란색 검은색이다, 흰색 금색이다 라고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렇게 작은 관점의 차이도 전국적 이슈가 되어 흰 금파와 파검파로 나뉘어서 자신이 옳다고 바득바득 싸우던 때가 있다. 실제로는 파란색과 검은색이 맞다는 결론이 나기도 했다.
앞서 본 예시인 드레스는 하나의 정답이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경험하는 '문제'들은 정답이 없고 관점만 갈린다. 그래서 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는 듯하다. 누구도 문제에 대해 답을 내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옳기를 바란다.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싶지 않아 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 부분이 가장 문제다. 자존심, 이것이 곧 인간이 저지르는 수많은 실수들의 뿌리이다. 자신이 옳다고 해서 그리고 남이 그것을 인정해준다고 해서 사실 얻는 것은 없다. 그저 이겼다, 내가 옳다 정도의 오만함이다. 왠지 말싸움에서 이기고 나서도 기분이 안 좋은 이유가 그것이다. 결국 얻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조금 더 상대의 관점에 대해 침묵하고 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약간의 공감과 연민이다. 역지사지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해보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상황에서 감정과 기분에 휩싸이게 되면 상대의 이야기는 듣기도 싫어지고, 내가 다 옳은 것만 같다. 사실 대부분의 삶을 그렇게 자신이 100번 맞다 하면서 살아도 된다. 본인의 삶인데 누가 만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한 명이라도 타인이 교차될 때는, 잠깐 정지 버튼을 눌러두고 상대의 관점을 들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마 상대방도 그저 들어주는 것을 원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모든 냉전 상태의 인간관계는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 약간의 공감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