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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의 극적인 효과

ep 53. 나 자신에게 박수갈채를 선물해본다면

by 이진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유튜브 클립으로 접하게 되었다. MC는 유재석과 조세호로 이루어져 있고, 길거리에서 일반인들과 인터뷰를 하고 퀴즈를 맞추는 등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중 서울대 남대생이 나오는 편이 있었다. 앞서 이런저런 토크를 하다가, 갑자기 조세호가 최근에 칭찬을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남대생은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잘 없는 것 같다고 대답한다. 나 또한 칭찬을 받을 일이 정말 없다는 생각을 최근에 한 적이 있다. 마침 이전에 쓴 글에서도 내가 10년 전 받았던 칭찬에 대해 언급을 했다. 얼마나 칭찬받을 일이 없으면 10년 전 칭찬을 기억하고 있을까!





 뒤이어 MC 유재석은 칭찬을 받을 일이 없는 사회에 유감을 표한다. 그러다가도 자신들이 무엇이든 칭찬을 해줄 테니 뭐든 이야기해보라고 남대생에게 권유한다. 남대생이 고심하며 꺼낸 말은 "오늘 아침에 7시에 일어났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두 엠씨는 즉시 박수갈채와 감탄 그리고 칭찬으로 대답했다. "정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쉽지 않은데~" 라면서 말이다. 나는 이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말에도 뒤에 박수갈채가 붙으니 덩달아 웃음이 나고, 힘이 솟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래서 이러한 과장된 감탄법을 공부를 하면서 사용해보았다. 공부 외에도 무엇이든 하기 싫은 일에 써먹으면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나는 영어단어를 외울 때와 토익을 풀 때 사용해보았는데, 해보니 신기하게 집중도가 높아졌고 결과에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켰다. 가령 mateorite라는 단어를 틀려서 다시 머릿속에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와~ 이거 운석이라는 뜻이었어? 진짜 놀랍다~ 이런 뜻인지 정말 몰랐어!!"라고 배로 과장을 해서 단어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토익을 풀 때는 "와 이거 너무 쉽고 진짜 너무 잘 풀려!! 너무 재미있고 벌써 PART 6을 다 풀었다니 진짜 너무 멋있어!"라고 박수를 치고 엄지를 들고 고개를 저으며 나 스스로에게 칭찬을 선물했다. 물론 처음에는 말에 진심이 전혀 담기지 않아서 애를 쓰다가도, 나중에는 그 환호와 박수갈채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게 되고 하는 일에 집중도도 늘었다. 토익의 경우에는 그간 풀었던 것들 중에 가장 잘 푼 결과를 냈다.


 하기 싫다고 해서 하기 싫다고 하면 정말 하기 싫어진다. 학교에서, 집에서, 일터에서 왠지 내 앞에 닥친 일들이 나를 어리광 피우도록 만들 때, 자신의 과제와 그것을 하는 자신의 모습에 감탄을 하면서 몇 마디 칭찬으로 나를 치켜세워보자. 그 효과는 아주 대단하다. 우리는 사실 외모는 어른이지만 내면은 대부분 어린아이라서, 칭찬을 해주면 정말 좋아한다. 하다못해 오늘 아침을 먹었다면 아침을 준비해서 먹은 것에 대해 박수를 치고 멋지다고 한 마디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기분은 고양되고 바로 어떤 일이라도 해볼 만할 것이다.




*해당 클립

https://youtu.be/kZ-geXH8F2k?t=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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