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툽과 무스비의 상관관계

ep 70.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와 영화 '너의 이름은' 엮어보기

by 이진

 최근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라는 책을 인상 깊게 읽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비슷한 느낌이 나면서도 아랍 문화가 드러나는 스토리 진행으로 색다른 느낌이 든다. 이 두 책에서 찾아낸 비슷한 대목은, 데미안의 주인공인 싱클레어가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사람들의 '표적'을 따른다면, 연금술사의 주인공 산티아고는 '표지'를 따른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슷한 내용이지만 색다른 구성으로 흥미를 돋우기 충분한 책이었다. 그리고 데미안과 다르게 연금술사에서만 나오는 특별한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마크툽(Maktub)이다.


 마크툽은 '기록된'이라는 뜻을 가진 아랍어로, 책에서는 '그건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이미 쓰여 있는 말이다'라는 뜻으로 설명한다. 그러니까 미래는 이미 쓰였고(또는 쓰이고 있고) 인간은 그 길을 갈 뿐이라는 것으로 해석이 되는 것이다. 책에서 자신이 곧 죽을 운명이라고 낙담하는 주인공 산티아고에게, 함께 사막을 건너던 낙타몰이꾼이 "마크툽!"이라는 말을 건넨다. 이미 모든 것이 그렇게 적혀있다. 죽을 운명이라면 죽을 것이고, 살려면 살 것이다. 적히지 않은 미래를 그대로 관조하며 급진적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드러나는 말이다.




 그러자 나는 갑자기 몇 년 전에 본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이 떠올랐다. 그 이유는 영화에서 '무스비'라는 말이 마크툽의 사용 반경과 굉장히 흡사했기 때문이다. 무스비는 맺음, 연결의 뜻을 가진 일본어이다. 영화에서 무스비는 여주인공 미츠하의 할머니가 매번 내뱉는 말이다. 어떤 것도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의미이다. 시간의 흐름도 무스비, 미츠하와 타키(남주인공)가 만나는 것도 무스비. 미츠하의 할머니가 무스비라는 말을 영화 내에서 워낙 많이 하다 보니 특정 밈이 생겨나기도 했다. 세상만사 무스비 설


 책과 영화라는 장르의 차이, 그리고 일본과 아랍이라는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마크툽과 무스비의 연결성은 확연히 돋보인다. 두 단어를 하나로 융합한다면 '기록된다면 맺어진다' , '기록되었기에 필연이 된다'등으로도 이해할 수 있겠다. 아마도 삶의 비밀은 문화를 막론하고 통용되는지도 모른다. 매번 마크툽 또는 무스비의 의미를 기억하면서 조금의 고민과 걱정이라도 덜어내면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모든 일은 그렇게 쓰여있으니!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노력하기 싫은 마음을 직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