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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서 Aug 07. 2021

안 해보면 몰라, 해봤어도 달라

생각보다 민트 초코는 괜찮더라

사람들이 인생 영화라고 극찬을 했던 ‘라라랜드’는 내게 화려한 색감 말고는 기억에 남는 게 없는 그저 그런 영화였고. 연기를 못하기로 유명한 배우가 나와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미쓰와이프’는 채널 돌리기가 귀찮아서 보게 날을 기점으로 이제 tv에서 해주기만 하면 꼭 보게 되는 영화가 돼버렸다.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은 생각보다 먹을 만했고, 며칠을 기대하다가 멀리까지 가서 먹은 수플레 케이크는 단지 거품이 된 계란을 먹는 맛이었다.

도대체 남이 여행 가서 쓴 여행기를 왜 읽냐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던 나는 어쩌다가 읽은, 엄마와 함께 세계 여행을 다니는 30살 청년의 여행기에 푹 빠져버렸고, 그의 여행문 시리즈 전 권을 소장하는 덕후가 되었다.

가지는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며 진저리 쳤던 나는, 셰프의 추천을 거절할 수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먹었던 가지 요리를 계기로 집에서 자주 라따뚜이를 해 먹게 되었다.    

스스로 그림 그리는 데는 재주가 없어 그림 그리는 일이 있으면 가리는 데에만 급급했던 나는, 아이패드를 산 기념으로 그린 그림을 보고 생각 외로 그림 솜씨가 나쁘지 않다는 걸 최근에 알게 되었다.

남들 시선이 두려워 혼자서는 잘 나가지 않았던 자의식 과잉은 즉흥적으로 혼자 떠난 강릉 여행에서 사람들은 생각 이상으로 타인에게 신경 쓰지 않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로 전시회, 영화관, 서점을 꺼림 김 없이 돌아다니며 외로움이 아니라 혼자 했기에 경험할 수 있었던 ‘몰입’을 느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내게 주워진 삶에 결과에 상관없이 일단 시도하며 살려한다. 싫어했던 걸 좋아하게 되고, 기대에 실망해 보고, 생각지도 못한 감정을 느껴보면서. 그렇게 나라는 사람을 배워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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