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성스럽고 자세하게 쓰인 공고. 보통은 (최저)시급과 지원은 온라인으로 해달라는 공고가 대다수인데 내가 어떤 직원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걸 해줄 수 있는지 쓰여있었다. 그리고 특이했던 점은 경력이 없어도 괜찮다는 점이었다. 물론 나는 경력자(꼴랑 3개월이지만)지만 속내가 궁금하기는 했다. 보통은 저렇게 써놓고 막상 무경력자가 오면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아서 진짜인지, 진짜라면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2. 왜인지 모르게 느껴지는 아마추어의 향. 글이 느껴지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사장님이 공고를 많이 올려보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좋았다. 직원이 자주 바뀌지 않는 카페의 사장님이거나. 혹은 카페를 처음 운영하시는 분일 가능성이 크니까. 그런데 나는 왜인지 전자일 거라는 밑도 끝도 없는 확신이 있었다.
열람하고 연락이 없는게 오히려 낫다. 미열람하는 경우가 대다수니까.
온라인 지원을 했는데 하루가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보통 온라인 지원하고도 연락이 없으면 "아 탈락이구나"하고 체념했겠지만 이번에는 뭔가 절실했다. 놓치면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온라인 지원을 했다고 문자를 보내며 한 번 더 질척였다.
잠시 뒤에 면접을 볼 수 있냐는 연락이 오고 나는 면접이라도 볼 수 있다는 설렘과 이것도 면접이라고 조금은 긴장하면서 카페로 향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대게 10분 안팎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상대방의 마음에 들어야 하니까 눈치 보며 이야기했던 건 기억이 난다. 보통은 내가 누구인지 보다는 내가 당신이 찾던 그 사람이라는 점을 어필해야 하는 게 면접이니.
특이했던 점은 형제가 있냐고 물어보셨다는 점 그 외는 다른 면접과 비슷했다. 저번 카페에서는 왜 그만뒀는지, 일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뭐였는지. 뭐 그런 것들.
무경력자를 원하신 이유는 경력자는 예전에 일한 곳에서의 습관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이 말을 듣고 아 커피에 자부심 있으시구나 하고 움찔했다. 보통 이런 사장님들은 까탈스럽기 때문에 잘못 왔나라는 후회가 조금 밀려왔지만, 우선 해보고 해도 되는 걱정이니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그 자리에서 채용되었고 다음날부터 바로 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