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지 않은 지 벌써 3년이 가까워져 갔다. 종종 브런치 글에 라이킷이나 댓글이 달릴 때 "오 아직도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있구나."라며 신기해 했는데, 다음 이직처를 구하는 중에 나는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다가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왔다.
이전 글들을 읽다보니 정말 울퉁불퉁하고 미숙한 감정을 글로 쏟아낸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혹시나 아는 사람들이 볼까봐 다 삭제하려고 했는데, 우울과 불안의 감정으로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내 글까지 읽게된, 그리고 읽게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어린 감정일지라도 글을 쓰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그리고 댓글로 사람들과 이야기 하면서 당시의 나 또한 도움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니까.
글을 쓰지 않았던 3년 동안 부모님은 이혼을 했고, 나는 취직을 했고, 오랜된 친구들과의 거리가 자연스레 멀어졌고, 귀한 인연들이 생겼고, 혼자 힘으로는 아니고.. 은행의 힘을 빌려 독립을 했고, 3년의 근무를 마무리하고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하나하나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요약해보자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여전히 나는 살아가고 있다.
서른까지만 살겠다는 다짐은 누군가에는 무섭게 들릴지라도 그렇기 때문에 나는 살아 있을 수 있었다. 서른까지는 살아야하니까 이왕 살아야하는거 열심히 살자의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하고 싶지 않더라도 다양하게 경험하고, 내가 힘들다고 해서 타인에게 감정을 전가하는 못난 사람은 되지 말자, 있는 힘을 다해서 다정하게 굴자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그렇게 작년 12월 서른의 생일을 맞이하기까지 열심히 일했고, 최선을 다해 다정했고, 시간을 내서 바다를 봤고, 바람과 햇살에 기분 좋음을 느꼈다.
물론 어느 날은 지독하게 죽고 싶고, 우울함이 무서워 수면제를 먹었고, 소중한 사람들과 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냈다.
생일을 앞두고 여전히 죽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다.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나는 여전히 선택지가 있다면 죽고 싶다. 그래도 아직도 살아가고 있다.
매일 빨래를 돌리고, 화분에 물을 주고, 바닥을 쓸고 닦고, 제철 과일을 사러 청과물 시장까지 가고, 책 읽기로 다짐해 놓고 유튜브 알고리즘에 한참 빠졌있다가 다음에는 어떤 회사를 갈지 고민도 하고 불안해 하고, 오밤중에 공원이서 길냥이 구경을 하면서 아직도 살아가고 있다.
* 유튜브를 보다가 '무쾌감증'이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어요. 저는 공감이 많이 되었던지라 남겨봅니다. 나는 죽기 위한 직접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데, 나는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유지하고 있는데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이 불안하고 힘들었던 분들이 있다면 한번 봐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