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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자정을 앞두고 카톡을 받았다

기분의 안녕

by 이지원입니다
축하! 축하! 생일을 축하해!


생일 자정을 앞두고 한 독자분에게 카톡을 받았다. "작가님! 작가님 글이 카카오 뷰에 떴어요!" "생일선물 제대로 받으셨네요!" 그때부터였다. 브런치 알림음이 쉴 새 없이 울렸다. 낯선 이들이 구독과 좋아요를 눌렀다. 가슴이 두근댔다. 설렜다. 그러나 인생은 공평한 법이니까. 행복의 크기만큼 불행도 따랐다. 방문자수가 10만 명에 이르자 조롱 섞인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몇 번의 떡상을 겪으며 쌓아둔 크리에이터 짬으로, 댓글창에다가 살포시 애교를 부려보았다. "이 글이 카카오톡 메인에 노출되어 급작스러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글쓴이(저 ㅋㅋㅋ)의 연약한 멘탈을 보호해주시면!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모두들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가워요❤️"


다른 지원의 애교


나의 애교는 통하지 않았다. 전혀!

너 따위가 누군데? 이딴 소릴 함부로 내뱉었다가는 말로 죽여버릴 수도 있어. 웃기고 있네. 잡소리 하네. 그런 식의 말이 나를 공격했다. 쿨하게, 괜찮고 싶었는데, 아팠다. 크리에이터 짬은 무슨. 나는 아직 멀었네여. 하면서 자조했다(그 사이 방문자수가 30만 명에 육박했고 당연히 악플 수는 늘었다).



아침이 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10명 생겼다면 나를 좋아하는(아니, 아직 좋아하는 사이까지는 아니고 구독해주신) 사람을 1000명이나 얻었으니까. 내 글을 읽는 독자도 아니고, 분위기상점의 고객도 아닌 이들이 떠드는 소리는 쉽게 휘발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만난 귀한 인연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는 게 맞는 순서다 싶었다. 누가 뭐라든, 우리는 귀티를 배우고 학습해서 분위기미인으로 살아 보아요. 제가 총대 멜게요!


"모두들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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