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의 안녕
나는 열아홉에 첫 연애를 했다. 이후 서른 중반이 된 지금까지 여섯 명의 남자가 내 인생에 불쑥 들어왔다가 갖가지 이유로 퇴장했다. 지나 보니 연애였던 남자와 사랑이었던 남자가 보였다. 연애였던 남자들은 제각각 다양한 빛깔과 모양을 지녔지만 사랑이었던 남자들은 일관된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너 나 사랑하기는 해? 지금 이거 우리 사귀기는 하는 거니? 어?" 영화「연애의 온도」에서 영(김민희 역)이 동희(이민기 역)에게 헤어질 때 뱉은 말이다. 빗속에서 서로를 노려보며 악다구니를 쓰는 그들의 모습은 전혀 아름답지 않았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게 헤어졌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 것은 아니다. 곧이어 영(김민희 역)의 방백이 들렸다. “우리의 연애는 달콤하지도 아름답지도 이벤트로 가득 차 있지도 않았어요. 지루하고 평범하고 아무 특별할 것 없는 그저 보통의 연애였죠. 하지만 우리는 둘 다 진심이었어요. 진짜 사랑을 했고, 아마 그건 내 인생에서 다시는 일어날 수 없는 영화 같은 일일 거예요.”
영(김민희 역)은 ‘내 인생에서 다시 일어날 수 없는 영화 같은 일’이라고 말했지만, 아마 그녀는 몇 번의 계절이 지나기 전에 다른 누군가를 만날 것이다. 어쩌면 예상보다 빠를 수도 있겠다. 남녀가 만나는 것이 편리한 세상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나만의 감정 세계에 타인을 들이는 것은 전혀 편리하지 않은 일이다. 그것은 내가 애써 구축해놓은 편안한 일상이 흐트러질 것을 예감하게 하고, 아마도 그 예감은 틀리지 않을 것이고, 그 낯선 풍경 앞에서 당황하여 울먹이는 스스로를 달래야 하는 의무감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러니까 그 어려운 걸 해내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는 심미안을 키워야 한다. 감정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거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러한 관점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사이에 내 세계가 아름다워지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 사랑하는 때때로 아름답지 못한 순간을 맞이하겠지만, 그 사랑을 통해 내 안에 어떤 구역을 아름답게 만들 수는 있다. 혼자라면 절대로 하지 못할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다.
연애와 사랑에 대한 나의 관점. 이것은 매우 주관적인 해석이다. 때문에 구석구석에 모순이 가득할 것이다. 그러니까 ‘레드 계열에 가까운 블루’와 같은, 알쏭달쏭한 표현들이 줄을 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고백이 누군가에게는 영감을 줄 것이라 믿는다. 음… 그러니까 K와 내가 연인이 된 것은 스물여섯 살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12월이었다. 그날도 지금과 똑같은 캐럴이 거리 곳곳에 흐르고 있었다.
#1. 그와의 만남
그해 들어 처음 목도리를 꺼내 맨, 어느 늦가을이었다. 그날따라 교통사고 환자가 9팀이나 접수되어 그 근래 중에 가장 바빴다. 퇴근 후에는 대학 선배의 결혼식 전 피로연에 참석해야 했다. 나는 끊임없이 갈등했다. ‘가지 말까?’ 결국 스스로에게 버스 대신 택시를 타는 사치를 허락한 후, 약속 장소로 향했다. 오후 내내 입원실과 치료실을 번갈아 뛰어다니느라 잔뜩 허기진 상태였는데, 성격 급한 택시기사님이 초 단위로 브레이크를 밟는 통에 멀미가 계속 올라왔다. 퇴근 직전에 미니 고데기로 나름 멋을 낸 헤어 웨이브를 한 묶음으로 잡아 틀어 올리며 ‘소주는 세잔만 마셔야겠다…’하며 다짐했다. 택시기사님은 목적지 앞까지 정확히 내려주는 대신 700원을 거슬러 주지 않고 딴청을 피웠다. ‘거스름돈 주세요!’ 한마디 할까 하다가, 입씨름할 힘이 없이 그냥 내렸다. 〔한양 벌집삼겹살〕 눈으로 간판을 확인하고 손이 아닌 어깨로 출입문을 밀쳐 내며 겨우겨우 입구로 들어섰다. 어떤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동그란 은테 안경을 쓴, K였다.
K는 다정한 인상의 남자였다. 동그란 은테 안경 속에 가늘고 긴 눈매는 선한 인상을 풍겼고, 웃을 때마다 입 꼬리 양 쪽으로 생기는 입동굴이 다감해 보였다. 한창 무르익은 술자리에 멀쩡한 정신과 주린 배로 뒤늦게 착석할 때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럴 땐 ‘다정한 사람’ 옆자리가 딱 좋다. 그날 처음 본 K가 정말 다정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모를 일이지만, 일단은 다정해 보이는 인상이었고, 그 정도 느낌만으로도 K의 옆자리는 안락해 보였다. 우선은 얼른 벌집삼겹살을 한 점 맛보고 싶었기 때문에 긴 고민 없이, 그 자리에 가방을 놓고 외투를 벗었다. 그때부터 고기 한 점에 이야기 하나씩이 쉴 새 없이 입과 입 사이를 오갔다. 그러다가 소주잔을 짠- 하고 부딪쳤는데 찡- 한 기분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캬- 하며 0.1초 아주 잠깐 몸에 돋은 잔 소름을 정리하고 눈을 떴는데 K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때, 우리는 같은 기분을 느낀 것이다. 알 수 있었다. 그 순간 큐피드가 다녀갔음을.
데이트 신청을 누가 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주말 오후의 찬바람과 높은 하늘과 웃음소리만 선명하다. 영화 보고 밥 먹고 걷고 이야기하고, 웃고 또 웃고, 바라보다가 머쓱해서 다시 웃었다.
#2. 그와의 연락
나는 멀티플레이어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딱 한 가지 일에만 몰입하는 편이다. 이러한 성향은 일할 때는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연애할 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되었다. 마음에 들어온 남자가 생기면 내 머릿속은 그 사람으로 가득 차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 같은 성향의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이것은 내 의지와 무관한 일이며 나 스스로도 난감해 죽을 것 같다는 것을. K를 만난 이후로 나는 무슨 불치병에 걸린 여자처럼, K를 만날 궁리로 온 하루를 채웠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입장일 뿐, K는 무척이나 바쁜 남자였다. 만남은 물론이고 연락도 잦은 편이 아니었다.
남녀 사이에 연락의 빈도는 예민한 문제다. 그가 한 여자를 마음에 품는 일 말고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지성인이자 사회인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잘 알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시간 동안 마음속에 뾰족한 송곳이 자랐다. 처음에는 ‘아무리 바빠도 화장실 갈 시간은 있을 텐데’ 정도의 섭섭함으로 시작했으나, 차츰 ‘벌써 마음이 식었나?’하며 의심하다가, 나중에는 ‘완전 바람둥이 구만!’하는 억측에 이르렀다. 설레는 순간은 잠깐이고 마음속에서 내전을 치르느라 혼자 붉으락푸르락 난리도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목요일. 이제는 완전히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핸드폰을 내팽겨 쳐두고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복으로 갈아입은 후 탈의실을 나오는 순간, 익숙한 벨소리가 울렸다. 부랴부랴 가방 깊숙이 찔러두었던 핸드폰을 찾아내어 소리 질렀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다정한 목소리가 흘렀다. “나야~” K였다. 간단한 안부와 함께 다음 주에 언제 시간이 되는지 물어왔다. 그 짧은 몇 마디에 마음이 사르르 풀려가지고는, 아무 날이나 다 된다고 말하고 싶어 졌다. 그런 내가 정말 바보 같아서 ‘바보 아니냐!’라고 속엣 말로 생각한 것을 진짜로 말해버렸다. “바보 아니냐?”라고 말이다. 그랬더니 K는 파하하, 하며 크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속삭이듯 말했다. “화났어? 만나서 얘기하자. 시간, 언제 돼요?”
K: (내가 카페로 들어서자 벌떡 일어나며) 어서 와~! (그놈의 다정한 입 동굴을 활짝 열어보였다)
나: 일찍 왔네요? 바쁜 사람이! (누가 들어도 유치한 투정인 게 명백한 말투였다)
K: 흐흐~ 맞아. 나 바쁜 사람이야! (거만하게 어깨를 한 번 들썩이더니, 금방 또 다정하게 웃어버린다)
나: ……. (미웠다가 사랑스러웠다가… 5초 안에 왔다 갔다 하는 양가의 감정 때문에 자꾸 말을 잃었다)
그리고 곧, K는 낮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솔직히 연락 자주 못했던 거… 바빠서만은 아니었어.” 서두가 불길했다. 정말 나 말고 다른 여자가 좋아진 걸까? 나는 침을 꼴깍 삼키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이걸 어떻게 설명하면 가장 좋을까 고민이 많이 돼서… 미안하다.” 미리부터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니 가슴이 심하게 두 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다음 말은 듣지 말고 얼른 도망가 버릴까? 전투태세를 갖춘 군인처럼 허벅지가 딴딴해졌다. K도 덩달아 커피 잔을 두 손으로 꽉 쥐고 입을 앙 다물었다. 올 것이 왔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 너한테 많이 끌려…. 니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훨씬 많이. 그런데 너를 생각하면 너무 고민이 많아지는 거야. 뭐라고 할지, 뭘 좋아할지, 언제 볼지, 이런 건 어떨지… 생각이 멈춰지지가 않는데 생각할수록 잘 모르겠고 미치겠더라고. 내가 이렇게 멍청한 놈이었나 한심하기도 하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널 오래~ 보고 싶은데 이러다간 망하겠다 싶어서… 그래서 연락 못했어. 미안해…….”
남자답게! 박력 있게! 고백해 올 것을 기대했는데 현실은 어정쩡하고 난감한 공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날 내가 K에게 배운 것은 진정성을 표현하는 법이었다. 그는 정말인 것을 온전히 정말로 전달되도록 표현할 줄 알았다. 그리고 정말인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의 고백을 듣고 나니 나도 궁금해졌다. 사랑을 시작하면 사랑에 빠지는 것에 온통 신경이 몰려있었는데 ‘이 남자와의 감정을 오래 지속하려면?’이라는 질문은 새로웠다. K와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하면서 주변에 오래가는 커플들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커플마다 제각각 사연과 이유가 달랐지만, 그중 가장 큰 공통점은 서로의 개인적인 시간을 존중한다는 것이었다. 매력과 에너지를 초반에 모두 공유해서 고갈시키지 않고 야금야금 주고받았다. 그렇게 번 시간 동안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패턴이었다.
나는 주 3회 요가원에 등록하고, 물리치료사 협회 스터디의 총무를 자처하고, 친구들의 사소한 부탁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렇게 내 시간이 단단해질수록 그와 물리적으로 공유하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사랑은 역시 아이러니하다. 그럴수록 그와 정신적으로 교감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어느 심리학자가 말하길,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함께 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을 접수하는데 뇌신경의 90% 이상을 쓴다고 한다. 그러다가 상대방과 떨어져서 고독한 상황이 오면 혼자 있는 기분이 싫어서 접수해둔 기억을 꺼내어 본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미처 몰랐던 K의 의도나 기분을 알게 되었고, 사소한 단서들에서 중요한 의미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찐한 그리움이 몰려오는데 그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K는 내 남자였으니까. 곧 볼 수 있으니까.
#3. 그와의 이별
K와 함께 있으면 진동 단위까지 똑같이 느끼는 샴쌍둥이가 된 기분이었다. 특히나 신기한 건, K의 웃는 입매가 내 상태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내가 봐도 미운 내 모습(남의 생각만 엿보려고 하거나 – 쉽게 칭얼거리거나 – 한없이 게을러지는) 일 때는 활짝 웃지 않았다.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K의 입 동굴은 보이지 않았다. 억울해도 할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싶으면 계속해서 ‘근사한 나’(독특한 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 끝까지 포기하지 않거나 –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는)를 발굴해 내야 했다. 그래서 였을까? K와 함께 한 2년 6개월은 “주미 예뻐졌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내 인생의 리즈시절이었다.
초 여름밤이었다. 그 계절의 바람은 도도한 분위기를 풍겼다. 내일일지 모레 일지 확답하진 않겠지만, 곧 눅눅한 공기와 함께 오겠다고 예고하듯, 머리카락 몇 가닥을 살랑살랑 만지고 지나갔다. 내일모레가 내 생일인데 왜 굳이 오늘 보자고 하는 거지? 요즘 나한테 완전 빠졌구만! 배시시 빙구처럼 웃으며 K와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커피숍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K가 고백하던 그날처럼 벌떡 일어나서 나를 맞이했다. 그날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양손이 차렷 자세였다는 것이다. 자리에 앉았고, 커피를 시켰고, 본론은 심플했다. 그날은 K의 독일 유학 장학금 지원이 확정된 날이었다. 준비하고 있었던 걸 몰랐던 건 아니지만 출국일이 다음 달이라는 말에 ‘욱’하는 기분이 들었다. 화가 났다. 곧이어 나는 “준비 잘해!”라고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출국일 정도는 나랑 상의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솔직하게 화내지 못한 이유는 K에게 멋있는 여자로 남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과연 그게 멋있는 행동이었는지는 지금까지도 깊은 의문으로 남아있다.
#내 남자를 알아보는 법
나의 경우에는 연애가 끝나고 나서야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깨닫는 편이다. K는 내게 사랑이 맞았다. 서로의 꽃잎만 탐하는 사이가 아닌 뿌리를 만져준 사이. 그리하여 서로를 만나기 전보다 그 이후로 더욱 단단한 자신을 만날 수 있었던 사이. 떠올리면 고마운 사이. 다시 보면 눈물이 날지도 모르는 사이. 연말이면 한 번쯤은 건강을 기원하게 되는 사이. 그런 사이가 내게는 ‘사랑’으로 남는다. 가끔 까마득한 후배들이 사랑을 어려워하며 고민을 털어놓으면, 대략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줬던 것 같다.
1. 첫 느낌
비즈니스 파트너 찾는 거 아니니까, 첫 느낌은 아주 본능적인 끌림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라. 그들 중 이 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도 그냥 ‘사람 참 괜찮다’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사자자리, 목동자리, 백조자리, 페가수스자리처럼 별자리를 붙여주는 거다. 나는 나의 그 사람들을 ‘헤이별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면 ‘헤이별 사람들’을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시선이 생긴다.
2. 로맨틱 싱크로율
연애는 시시각각 비효율적이고 비실용적인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우리는 쓸모 있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내가 그냥 존재하는 것 자체로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살아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 순간을 일깨워주는 로맨틱이 필요하다. 뻔하고 거창한 이벤트를 말하는 게 아니다. 소소한 순간, 소소한 말투, 소소한 눈빛, 소소한 손길이 나에게는 로맨틱한 순간일 수 있다. 그 순간의 싱크로율이 자주 일치하는 사람이라면, 사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3. 좋은 사람 콤플렉스
착한 사람 콤플렉스라는 말이 있다. 타인으로부터 착한 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를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적 콤플렉스를 뜻한다(위키 백과). 이런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과 연애해 본 사람은 알 거다. 굉장히 피곤하다. 모든 순간 그 사람을 인정해주기 위해 온 우주의 기운을 끌어다 모아야 한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은 어떨까? 여기서 말하는 좋은 사람은 자기 안에 여러 모순을 인정하고, 말하고,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나라는 사람이 ‘좋아지는’ 기분이 계속 든다. 완전하지 않아도, 방향만 잃지 않으면 꽤 괜찮은 인생을 살겠다는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