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미인의 인생관
도움과 기쁨이 되고 싶습니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기억하죠? 이 소설은 1908년에 출판되어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인데요. 앤이 남긴 명언은 셀 수도 없이 많지만 분홍색 그녀가 좋아하는 문장은 딱 이거에요. '나는 뭔가 엄청난 일을 진짜 잘 해내고 싶어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뭔가를 엄청나게 진짜로 잘 해내기까지 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잖아요. 더군다나 냉엄한 상황을 맞닥뜨리는 날에는 살짝살짝 간사해지기도 하고, 또 알고도 모르는 척 넘어가기도 하잖아요. 어쨌든 살아나가야 하니까요. 물론 분홍색 그녀의 인생도 매일 매일이 해맑기만 하지 않고요. 어둡고 축축해서 얼어 죽을 것 같은 날에는 타협도 하죠.
쿨톤 - 분홍색 분위기미인그러나 그런 날이 반복된다고 해도 무뎌지지 않고 끝까지 부끄러워할 줄 알아요. 마음 한 켠에 양심통장을 마이너스통장으로 마련해놓고, 조금은 빚진 기분으로 살아가요. 언젠가 꼭 갚겠다는 각오로요. 분홍색 그녀의 마음 구조가 이런 실정이다 보니 커다란 일 앞에서는 깨갱하고 주눅이 들고 조그만 실수에도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모르는데요. 그런 마음이 존재하는 걸 곱게 못 놔두는 사람들, 그런 마음을 십 분 활용해서 냉큼 이득을 챙기는 사람들, 그 마음이 무슨 자판기라도 되는 냥 이것저것 시켜먹는 사람들 — 이같이 무례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분홍색 그녀는 강렬한 빨간색을 선망해요. 자기도 좀 더 짙어져서 빨강이 가진 완벽한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이에요.
하지만 분홍은 분홍이지, 빨강이 아닌 걸요? 분홍은 빨강만큼 강렬하지는 않지만, 빨강에다가 흰색을 섞느냐 물을 섞느냐에 따라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투명해지기도 하죠. 그러한 속성은 험악함을 중화시키고 삐뚤어짐을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을 가졌어요. 그래서 분홍색 그녀들은 뜻밖의 순간에 세상의 등불이 되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튼 연하다는 속성에는 변함이 없다보니까 만만하게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어서, 무례한 사람이 잘 엉겨 붙는데요. 덕분에 인복도 끝내주게 좋은 편이랍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아무래도 힘없는 사람에게 함부로 구는 사람들의 민낯을 자주 접하는 입장이다 보니, 그렇지 않은 사람들 또한 쉽게 알아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세월이 흐를수록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밝아져요.
쿨톤 - 분홍색 분위기미인그런 분홍색 그녀에게는 자신만의 인간 관계론이 있는데요.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첫 번째는 관계의 마을이론을 따를 것. 사람들은 저마다의 머릿속에 하나의 마을을 형성하고 있으며, 일정 이상의 정원이 차면 그 말의 사람을 더 늘릴 수 없다는 것이 인류학자들이 주장하는 마을이론이에요. 이 이론을 알고 나면 소중하지 않은 사람들의 무례함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고요. 이후로는 전에 없던 어떤 무심한 태도가 생겨요. 그것은 적어도 분홍색 그녀 인생에서는 혁명과도 같은 일이라 할 수 있는데, 분홍색 기질이 많은 사람이라면 인생의 어느 때든 이 지점을 꼭 만날 거예요.
다음으로 두 번째는 소중한 사람에게 불편함에 대한 의사를 3회 이상 전달할 것. 내 마을에 들어온 사람이라고 해도 완전히 꼭 맞을 순 없는 법이니까요. 서로 어떤 부분을 힘들어하는지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알고도 계속 무례한 사람과 몰라서 무지한 사람은 다르다는 것. 그걸 인지하면 많은 변화가 생겨요. 처음엔 흥분한 염소소리로 나오던 목소리가 차츰 알맞은 울림과 박자를 찾아갔고, 하면 할수록 '나는 기분 나빴다′는 감정이 아닌 '나는 이런 부분이 불편한 사람′이라는 내용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되거든요. 첫 눈에는 약자‘처럼’ 보이지만 겪으면 겪을수록 드높고 단단한 내벽을 가진 사람. 그 엄청난 내공으로 결국 큰일을 해내는 사람 ― 분홍색 분위기 미인입니다.
당신의 마인드컬러가 궁금한가요? 100원 워크숍에 참여하세요!
- 마인드컬러 진단하기 [100원 워크숍] : 분위기상점 (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