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약속준수부탁드립니다.

예약금에 관하여

by 이졔롸잇나우



하. 여름이었다...


뷰티샵 특성상 지금은 숨도 못 쉬게 바쁘다. 특히나 나는 혼자서 일하기 때문에 받을 수 있은 고객은 한정적이고 수요는 늘어나 시술 예약을 마치 테트리스 하듯이 짜 넣고 있는 중! 물밀듯 밀려오는 예약은 마치 like 기말고사 직전에 나오는 리포트처럼 시간은 촉박하고 해내야 할 양은 많다.


괜찮아 딩딩..딩..딩...


감사하고 고마운 계절이자 허리가 굽어 펴지지 않는 계절. 허리 따위!! 이 어려운 시기에 배부른 고민이다. 예약이 꽉 차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면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든다. 내 시술이 마음에 들어 찾아 주신 거라 더 속상한 마음과 아직 죽지않았숴! 하는 뿌듯한 마음.


"다음 고객님 왜 안 오시지?"


이 바쁜 시기에 말도 없이 고객이 늦는다. 예약시간의 10분이 지난 시점. 빡빡하게 채워진 예약이라 여유가 없어 여기서 10분 이상 늦어지면 시술이 어렵다. 초조하게 앉아 문자를 보낸다.




답이 없다. 전화도 안 받음.

이것이 바로 '*노쇼' 실제 시건이다. 아니 이 시간에 오고 싶어 했던 다른 고객님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너무 화가 나서 당이 똑! 떨어져 버렸다. 오늘 나는 바빠서 단 한 끼도 먹지 못했다. 차라리 못 온다고 조금이라도 빨리 말해줬으면 쉬면서 끼니라도 때웠을 거 아니냐고요! 고객용으로 구매해 둔 맨토스를 까먹으며 쳐다보기도 싫은 메세지함을 다시 열어 답장을 한다. 해야 할 것은 해야 하기에..



"고객님, 2회 이상 당일취소, 노쇼 시 추후 예약이 어렵거나 예약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음 방문 시에는간 약속 준수 부탁드립니다."



답장은 다음날 왔다.


사실 이런 답장이 오는 것도 양반이다. 말없이 노쇼(당연히 전화 안 받음) 혹은 새벽에 당일취소 문자&전화, 당당히 지금 다른 곳에 나와있으니 예약변경해 달라는 요구 등.. 인류애가 사라질 때가 많다. 특히나 예약이 증가할수록 이런 일도 같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름이란 나에겐 기쁨과 분노가 공존하는 계절이다.



*노쇼(No-show)란?

요즘 자영업자들에게 치명적인 손실을 주고 있는 뜨거운 감자. '예약기반의 서비스 산업에서 통용되는 단어로, 예약을 했지만 사전 취소 없이 나타나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유사한 피해를 주는 행위당일취소, 당일변경, 무단지각 등이 있다. 이런 행위들은 실질적인 시간적, 금전적 피해를 야기하고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1인샵처럼 하루에 받을 수 있는 고객 수가 한정된 곳에선 ‘노쇼’가 더욱 치명적이다. 노쇼’라는 단어가 생겨나고, 다양한 매체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이제 노쇼는 단순히 '개인의 무례'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고객 의식이 성장하고 서비스업 전반이 점점 체계를 갖춰가면서 매장과 고객 간의 약속 역시 ‘지켜야 할 기본 예의’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조금이나마 예방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예약금'이라는 제도이다.




예약금 받아도 될까?


이제는 꽤나 익숙해진 제도이지만 "이거 받아도 괜찮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중에 한 명! 그래서 법적인 부분을 찾아보았니 확실히 비교적 최근 예약금이 관한 기준들이 생겨났다.


예약금에 관한 법적근거


1.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23‑28호 (2023. 12. 20. 시행).

고시에는 별표Ⅰ·Ⅱ에서 품목별 분쟁 해결 기준이 포함되어 있으며, 숙박·레저·예약형 서비스 항목에 예약금 환불 기준이 명시되어 있음.


2.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신의성실원칙), 제8조(불공정 약관 조항의 무효)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은 무효로 한다”라고 명시.


3. 「민법 제398조(배상액의 예정) 제2항」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즉, 예약금 자체는 법적으로 가능하되, 과도하거나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하면 안 된 다는 것이다. 뒤집어 보면 과도하거나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하지만 않다면 예약금을 받아도 된다는 이야기!


또한 분쟁을 막기 위해서 사전 고지명확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뷰티샵 예약금, 어떻게 고지할까?

뷰티샵은 시술 확정 전 상담이 중요한 업종으로 상담 후 금액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고시 기준처럼 10% 공제방식이 현실과는 맞지 않다. 그래서 '시간점유'에 대한 예약금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그 시간에 해당하는 시급 혹은 기회비용 수준의 예약금을 책정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일단 이런 예약금 체계를 잡으려면 아주 구체적으로 잡아야 나중에 발생되는 혼란이 없을 것이다. 예약금 안내 문구를 쓸 때도 이것을 적용하여 예약금을 받는 이유와 금액, 예약금 입금 기한 등을 상세하게 써야 나도 편하고 고객 또한 납득 가능 할 것이다.


예약금 고지에 들어가면 좋은 항목

예약금입금 금액

입금계좌 및 금액

환불가능 조건

노쇼, 무단지각, 반복변경 시 불이익 고지

예약금 시술비 차감



ex)


예약금 안내

예약금 20,000원

계좌: 00 은행 00000-00000
(※ 안내 후 1시간 내 입금 확인 시 예약 확정됩니다)

저희 000 샵은 1:1 시술제로 운영되며,
고객님의 소중한 시간을 존중하고자
예약 시간 동안 타 예약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전 시간 확보를 위해 예약금 0만원을 받고 있으며, 이는 노쇼 및 당일 변경으로 인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입니다.

- 예약 24시간 전까지는 100% 환불 가능

- 이후(예약 전 24시간 내) 취소 시 환불이 불가
- 예약금은 시술 당일 시술비에서 차감 적용됩니다

*예약금은 안내 후 1시간 내 입금 확인이 되어야 하며,
입금되지 않을 경우 예약은 자동 취소됩니다.

*아래 사항에 해당될 경우, 예약금은 환불되지 않으며
추후 예약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 15분 이상 무단 지각

- 노쇼

- 당일 취소/ 변경

- 2회 이상 예약변경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핵심은 '예외 없음'이다. 초반에 조금 매정하게 느껴지더라도 단골이나 나이 불문 시술 불문! 동일하게 적용해야지만 예약금 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다.




그. 러. 나. -게 나가기 힘든 당신!


둠빠 둠빠 두비두바 그게 나야~


이렇게 빠삭하게 찾아보아도 내 매장에 적용하는 것은 오롯이 내 선택이다. 우리 가게는 단골이 많은 가게로 단골이 또 다른 단골을 불러오고, 따로 광고를 하지 않아도 꽤 잘 유지되고 있다.


연령대가 높은 편에 가성비가 중요한 상권이라 예약금 제도가 오히려 손님 유치에 독이 될 수 있는 상권이다. 게다가 오픈 초부터 지금까지 예약금이 없었고 그 상태로 생겨난 기존 단골층이 워낙 단단해, 이제와 예약금을 도입하려니, 단골과의 마찰이 부담스러운 걸 어떡하냐고..


그래서 우리 매장은 아직도 예약금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결국은 사장인 내 마음!

정신승리 같지만, 애매하게 운영할 바엔 아예 하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자신의 매장 상황과 고객층을 가장 잘 아는 건 바로 본인이니까, 본인의 역량과 상황에 따라 적용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한 것 아닐까.

다만, 앞서 말했듯 노쇼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그래서 예약금을 받지 않더라도, 나름의 방식으로 노쇼를 방지하고 있다.


바로, 사전 안내문 발송이다.



생각보다 고지를 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차이가 컸다. 시각적인 안내문을 하나 보내는 것만으로도 고객에게 시간 약속 준수에 관한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예약제를 하던 안 하던 그래도 '노쇼'는 생긴다. 나는 그럴 때면 미뤄뒀던 청소를 한다. 멜론 차트 100 이나 유튜브를 틀어두고 손때 묻은 거울, 유리창, 바닥을 닦으면 어느새 주변이 번쩍거린다. 깨끗해진 주변을 둘러보면 화가 가라앉고 다음 손님을 더 준비된 자세로 맞이할 수 있다.




사장은 맘대로 예약취소 해도 돼?


요즘 스레드에 보면 별별 고객이 다 있지만 그만큼 정말 별꼴이 반쪽인 가게들도 많다. 이럴 땐 진심으로 분노가 차오른다.


"와, 진짜 아무나 가가게 여네. 자영업이 우습냐?"


이런 가게들이 건전한 예약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꽤 크다. 소비자들의 신뢰는 떨어지고, 사업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려 해도 "자기네들도 늦는 주제에~, 내 예약금은 안 돌려주면서 너는 그냥 예약금 돌려주고 끝이냐!"라는 말이 안 나 올 수가 있겠냐고!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2023.12.20. 시행, 고시 제2023-28호)


사업자 귀책사유로 인해 예약이 취소될 경우,
소비자에게 예약금은 전액 환급되며,
총 이용요금의 10%를 추가로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실제로 위와 같은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이 존재한다. 다들 긴장하시라~


분명히 말하고 싶은 건, '내 시간만큼, 상대의 시간도 소중하다는 거다.' 이것은 어느 한쪽만이 아닌 쌍방의 진리! 고객들도 귀한 시간을 겨우 만들어 우리 샵을 찾아와 주시는 거니까 사업자 또한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다.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려면 , 그만큼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갖춘 므찐 사장님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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