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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그리고 여름, 가을, 겨울

목적 달성

by 노랑코끼리 이정아

완성이 목적이 아니길

애쓰는 현재가 목적이길


추위를 버틴 끈기와

언 땅을 녹인 용기


봄의 그 애씀이

충분히 목적달성이었기를


여린 새싹 하나 움트면

목적초과이었기를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지나며


고운 꽃 하나 피우고

작은 열매 하나 맺으면

두 번 세 번, 목적 초과였기를



다시 겨울이 되어도

봄은 오고야 마는 것을


애씀이 또 목적이 되어

겨울을 이기는 현재를 보낼 것이기에



그리고

여름, 가을, 겨울.

저마다 애쓰며 현재를 버틴다.

작은 정원이 진력한다.





입추가 지나면서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작은 정원의 식물들도 한결 수월해 보인다.

화려한 꽃, 탐스러운 열매가 아니더라도, 식물 하나하나가 사랑스럽다. 계절을 지나는 애씀을 보았기 때문이다. 매 순간 견딘 그 시간에 박수를 보낸다.

3평 작은 정원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지혜를 준다.

과정이 목적이 되면, 한결 재미있고 쉬운 인생이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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