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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수 Dec 15. 2020

지나치게 행복하다고 느껴질 때면

나는 가끔, 아주 드물게, 지나친 행복감에 휩싸인다. 두 발이 땅 위에서 떠버린다. 육지 동물이 자기 균형을 잃으면 안 되기에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는 시도를 한다. 나는 포털 사이트에서 아무 메인 기사나 스무 개를 읽고, 댓글을 본다. 흐음 그곳에 있는 건 지옥의 광기, 스토커의 도착증세, 혐오의 구렁텅이, 고름으로 끓인 국, 염증과 출혈의 파티...... 악마도 울고 갈 사이버 똥통이다. 


갑자기 피로해져서 인터넷 창을 내린다. 그러면 어느 순간 단단한 대지에 안착한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맞아, 여기가 내가 사는 세계였지. 하면서 행복도가 정상수치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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