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사 노릇의 가장 어려운 점은, 당신이 아무리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기 싫어하고 오지랖 부리는 것에 질색을 하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해도 온갖 참견과 지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에게는 지옥 같은 일이다. 꽤나 어려운 교대 입학과 임용고시를 합격하고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교직을 그만두는 인원이 꾸준히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직업적 간섭에서 오는 부작용'은 생각보다 무척 중차대한 문제라고도 생각한다.
가령 당신의 학급에 스무 명이 넘는 학생이 있는데 이중에는 반드시 소수의 '고관심 필요 학생'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수업 시간에 교과서를 펼치지 않고, 불러도 대답하지 않으며, 정당한 지시에 불응하며, 공동의 규칙을 지키지 않고, 집요하게 편식을 하고, 시험을 백지로 제출하고, 관심 없는 활동에는 완전히 무기력하며, 머릿속에는 온통 게임과 유튜브 생각뿐이며, 자기 자리의 쓰레기를 친구 책상 밑으로 밀어 넣고, 사물함 정리는 절대로 하지 않고, 준비물은 챙겨 오지 않으며, 따로 부르지 않는 한 숙제를 제출하지 않고, 친구를 돕지 않으며, 사소하지만 지속적인 시비를 걸고, 얄궂은 말을 수없이 되뇌이며, 수업과 관계없는 말로 계속 방해한다. 이밖에도 다양한 부정적 행위를 끊임없이 행하는 학생이 있다.
교실 밖의 나라면 얼마든지 모른 채 할 수 있다. 눈 감을 수 있다. 엮이고 싶지 않다. 네가 어떻게 되는 내 알 바 아니야 하고 무시할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나와 사제 인연으로 묶인 학생이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 아이를 제지하고, 어르고, 달래며 추켜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루 에너지의 대부분을 그 아이에게 쏟으며, 나머지 아이들에게 미안해하며 그렇게 살게 된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제 혼자 인생을 갉아먹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학급 구성원까지 암흑의 상태로 물들이고 지치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세금으로 밥을 먹는 사람이기에, 아이들을 잘 키워내라고 돈을 받고 이 일을 하는 사람이기에, 내 교실에서 만큼은 엉망으로 망가지는 꼴을 내버려 둘 수가 없다.
내 자식을 포기할 수 없는 것처럼, 교실에 발을 디딘 이상 속이 썩어 문드러져도 이를 악 물고, 힘든 아이의 가장 훌륭한 점을 필사적으로 떠올리면서, 긍정하고 감사히 여기며 손 잡고 가야만 하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매우 개인적인 성향에다 비조직적인 나에게는, 이 점이 교직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싫은 사람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며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종교도 없으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아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진심으로 빌 수밖에 없다는 것.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대충 받아주는 척하고, 듣기 좋은 말만 해."라고 쉽게 조언하지만 막상 교실 안에 있으면 그렇게 살 수가 없다. 이렇게 죽 적고 생각해보니 나는 교직이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우리 집 애들 대학 졸업할 때까지는 제 발로 학교를 나가는 일은 없다. 교사 노릇보다 아빠 노릇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