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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골 떡집, 왜 손님 발길이 끊이지 않을까?

by 이준수

깊은 산골 마을 도로변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 떡집이 있었다. 상호는 송천떡마을.


나도 배가 고파서 차를 세우고 들어가긴 했지만, 삼십 분 남짓 머무는 동안 계속 자동차가 멈춰섰다.

조금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겨울이라 그런지 주변은 깨끗한 강원도 산골 풍경 뿐인데 손님이 넘쳤다.

주변에 다른 상가는 없다. 오직 얼어 붙은 하천, 수확이 끝나 차분한 표정의 밭, 잎을 떨군 나무가 이어질 뿐이다.


떡은 굉장히 맛있었다. 우리는 인절미와 쑥 찹쌀떡(앙꼬 없는 버전, 앙꼬 있는 버전) 두 개를 먹었다.

인기있는 베이커리 카페에 익숙해져 있다가, 인기있는 떡집을 보니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더군다나 치즈떡이나 티라미슈떡 같은 퓨전 떡집이 아니라 전통 메뉴를 충실히 구현하는 집이었다.


집 근처에 맛있는 떡집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이 폴폴 나는 갓 나온 떡은 갓 구운 빵 만큼이나 맛있다.


떡의 주원료는 쌀이다. 국내산 쌀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다.

빵에 비해 혈당 지수도 낮아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


무엇보다 가격이 착했다.

성인 남성 손바닥만 한 상자에 떡을 가득 담고도 삼 천 원이었다. 결제하는데 뭔가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떡 시장의 전체적인 경제 규모는 증가 추세지만, 떡집의 수는 줄고 있다.

한국의 떡류 생산액은 2017년 5,460억 원에서 2021년 7,313억 원으로 증가하였다.


연평균 5~11%의 성장세다. 그러나 경제적 성장의 열매는 소수의 성공적인 기업과 매장에 집중되어 있다.


서울의 유명 떡집인 경기 떡집은 하루 평균 약 400 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명절 성수기에는 3000만 원 이상을 벌기도 한다.

퓨전 디저트 브랜드인 청년떡집도 꾸준히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동네 떡집이라 불리는 작은 떡집들은 계속 문을 닫고 있다. 2020년을 전후해 약 700 이상의 소규모 떡집이 사라졌다.

빵과 케이크 등 대체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료비 상승과 소비 감소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빵값을 생각하면 포만감과 건강 면에서 떡은 훌륭한 음식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과일과 견과류를 섞으면 풍미를 다양하게 낼 수 있다.


떡은 재발견 되어야 한다, 쉴 새 없이 떡을 집어 먹으며 목이 막히도록 그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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