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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 8년째 10만 원, 물가만 오르네요

by 이준수

2015년, 큰 아이가 태어난 해는 한국에서 합계출산율이 1.2명을 유지한 마지막 해였다.


이후 출산율은 가파르게 하락했다.


2018년에는 0.98명으로 처음으로 1명 미만으로 떨어졌고, 2023년에는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0.68명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8년의 특별한 기억: 아동수당의 도입


2018년은 개인적으로도, 정책적으로도 의미 있는 해였다.


나와 아내는 그해 처음으로 아동수당이라는 것을 받았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 각각 10만 원씩, 합계 20만 원이 통장에 들어왔다.


당시 아내는 육아를 위해 5년간 휴직 중이었기에, 이 돈은 반찬값이라도 보탤 수 있는 소중한 지원금이었다.


하지만 아동수당 제도가 도입된 지 8년이 흐른 지금, 그 액수는 여전히 아이당 10만 원으로 머물러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약 16.7% 상승했다. 실질적인 지원의 가치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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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동수당의 한계


현재 우리 집은 작은 아이만 아동수당을 받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아동수당 지급 대상은 만 8세 미만 아동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출생일부터 만 8세 생일이 도래하는 달의 전 달까지, 최대 95개월 동안만 지원된다.


OECD 31개국 중 한국처럼 아동수당을 만 8세 미만까지만 지급하는 나라는 없다.


아래는 주요국의 아동수당 지급 기간을 정리한 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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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는 자녀가 25세가 될 때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기도 한다.


한국과 비교하면, 다른 국가들은 지급 기간뿐 아니라 수당 액수도 훨씬 높다.




주요국 아동수당 액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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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일부 국가에서는 물가 상승을 반영해 수당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호주 등이 대표적이다.


국가에서는 "물가가 오르면 수당도 올라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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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은 달라질 수 없을까?


한국에서도 아동수당을 현실화하자는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급 기한을 늘리거나 금액을 올리자는 법안도 제안된 바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다른 제도와의 조율이 필요하다"며 미루었고, 기획재정부는 "현금성 지원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며 반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한국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약 280조 원을 투입했다.


2024년에는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약 15조 4천억 원을 편성했다.


그럼에도 출산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데이터가 말하는 아동수당의 효과


OECD 국가 데이터를 보면, GDP 대비 공공가족급여 지출 비율이 높아지면 출산율도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연구에 따르면 GDP 대비 아동수당 비중이 1%p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이 0.103 증가한다.


월 가족수당 지급액과 합계출산율 사이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간단히 말해, 돈을 썼더니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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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고민과 아쉬움


2025년 여름이 지나면 우리 집 둘째가 받던 아동수당도 끊긴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아동수당의 실질적 가치는 처음 도입될 때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방문형 학습지 강습료와 같은 비용은 꾸준히 올랐지만, 아동수당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이제는 정부가 변해야 할 때다. 아동수당의 지급 기한을 늘리고 금액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돈을 퍼붓는 정책이 아니라, 실질적 효과를 고려한 투자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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