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간제 급수 시작!

by 이준수

로봇청소기 AS 기사님이 오시기로 하여 조퇴를 했다. 아직 집에는 아무도 없다. 다섯 시에 도착하여 습관적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볼 일을 보고 세면대 레버를 들어 올렸다. 물이 나오는가 싶더니 졸졸 줄어들더니 파바박 공기 빠지는 소리와 함께 물줄기가 사라졌다. 맞다, 오늘부터 우리 아파트 단수였지! 변기는 남아있던 물 때문에 내려갈 수 있었던 거다.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 재난 상황은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관리사무소 방송이 나온다. 오후 여섯시부터 아홉시 사이 3시간 동안 진행되기로 한 급수가 예정대로 안 될 수도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우리 아파트의 급수 주기는 26시간인데 한 번에 공급되는 양은 200톤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평소 우리 아파트의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460톤. 그러니까 오후 여섯시부터 공급한 물이 빠르게 소진되면 물이 갑자기 끊긴다는 말씀. 물탱크가 채워질 때까지 단수 상태로 지내야 한다. 내일 아침 나는 물티슈로 얼굴을 닦아야 할 지도 모른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번 강릉 가뭄이 내년 2월까지 장기화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 가뭄은 길고 긴 재난이다. 살아남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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