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1.30
아빠 등원
건강검진 하느라고
공가내고 쉬는날엔
어린이집 봉고까지
아빠하고 걸어간다
둘이서만 집밖으로
외출하면 이상하게
개구쟁이 큰녀석이
말수적은 소녀된다
발걸음은 달래달래
목소리는 속삭속삭
웃을때는 봉실봉실
작은심장 달막달막
아기인줄 알았더니
여자아이 다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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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마음은 두 가지다. 빨리 힘든 시기가 지나가면 편해질 거라는 마음과 여리고 예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 내가 원한다고 해서 시간을 붙잡아둘 수도 없지만 나는 두 마음 속에서 늘 헤맨다.
두 딸들 탯줄을 모두 직접 잘랐다. 팔꿈치까지도 오지 않는 핏덩이를 처음 안아본 게 생생한데 큰 녀석은 벌써 언니가 되었고, 치마를 입고, 어린이집 가방을 멘다. 내 허리께만큼 자란 아이가 아장아장 걸어가는 모습을 뒤에서 보고 있노라면 묘한 기분이 든다.
사는 게 이렇게 빠르구나. 이러다 교복을 입고, 어른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오고, 엄마가 되는 거구나. 하면서 수십 년의 시간이 머릿 속에서 흘렀다. 그러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말했다.
"연우야, 사랑해."
딸이 뒤돌아봤다. 내가 팔을 벌리자 뛰어와서 안겼다.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여러 번 말해주고 뽀뽀했다.
머리에서 나는 보드라운 땀냄새, 말랑한 볼살, 따뜻한 숨결을 잊지 않으려고 꼭 안아서 어린이집 등원 차량에 태워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