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18.03.22

by 이준수

선생님


이선생은 퇴근하면

연우연재 아빠된다


오늘처럼 상담주간

겪고나면 자동으로

누구누구 학부모님

입에붙어 나오는데


어린이집 선생님이

써준편지 읽다보면

부모란게 실감난다


내아이만 보이다가

파랑반에 같이있는

친구들이 궁금하고


어떤활동 어떤놀이

하며하루 지냈는지

사진보며 짐작한다


앞치마맨 선생님과

아이들이 웃고있다


아이들이 낮잠잘때

선생님은 쓸고닦고

쉴사이가 없을거다


교사눈에 교사삶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눈빛만번 관심만번

선생님은 그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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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출근 후와 퇴근 후의 목소리 톤이 다르다. 학교에서는 톤이 올라간다. 근무 중에 학부모에게 전화가 오면 반사적으로 미소를 짓고 통화 버튼을 누른다. 중국 속담에 웃는 얼굴이 아니면 가게 문을 열지 말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학부모님께 웃으며 어머님, 아버님 소리하는 게 익숙하고 이런저런 수다도 잘 떤다. 상대방이 가끔 무례하게 나오면 더욱 맞장구를 쳐주며 살살 달랜다. 그래서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를 즈음에는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같은 말들이 오고 가며, 온화한 분위기가 자리 잡도록 만든다.


퇴근을 하면 선생님 이름표를 내려놓고(물론 퇴근 후에도 학부모, 학생이 꽤 연락을 하지만) 자연인이 된다. 아이 어린이집 가방을 열고 원아수첩을 확인한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쓴 편지를 읽고, 사진을 본다. 나는 '아버님'이 되어 있고, 사진에 나온 어린이집은 깨끗하다. 저번에 상담 가서 여쭈어 보니 아이들 낮잠 잘 시간에 편지를 쓰신다고 했다.


내가 나의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시간에 어린이집 선생님은 눈빛 만 번과 관심 만 번으로 아이를 키우신다. 그런데 요즘 뉴스에 나오는 극소수의 이상한 학대 교사 때문에 자주 오해받는다고 하신다. 교육은 잘 해야 본전, 못 하면 욕 먹는 분야다.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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