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4.19
봄볕이 참 좋았다. 4월 중순이라 꽃샘추위가 있을 법도 한데 화창하고 더울 만큼 따듯했다. 교실 작은 의자에 앉은 모습만 보다가 햇볕 아래 걸어가는 녀석들 뒷모습 보니 키도 크고 발걸음이 씩씩했다. 맛난 것을 잔뜩 실은 현진이 가방은 아래로 쳐졌으나 표정이 밝았다.
울진 과학체험관은 철쭉이 붉었고 그 언저리에서 자리를 펴 식사를 했다. 학교에서는 잔반 검사하랴, 누가 또 편식하는구나 잔소리부터 나오는데, 여기에서는 그저 먹고 크는 애들이 좋았다. 이렇게 예쁜 녀석들인데 나는 왜 때로 버겁고, 힘들어했을까.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미안해졌다.
'교실에서 너무 깐깐하게 굴긴 했지.'
도시락에 담긴 동그랑땡과 오징어 젓갈을 씹으며 지난날을 후회했다. 봄바람이 부드러워 사색에 잠기기 적당한 날이었다. 모처럼 여유를 즐기며 눈을 지그시 감는데 저 멀리 돌풍에 휘날리는 과자 봉지가 언뜻 봐도 세 개가 넘었다. 눈동자가 커졌다. 곧이어 본능적으로 목청에서 애정표현이 쏟아졌다.
"누가 쓰레기 버려! 다들 자기 먹은 거 치운다! 과자 봉지, 젓가락, 물통까지 전부 다!"
아, 이래야지! 그제야 출근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