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22
남겨주고 싶은 것
사랑한다 말을하고
잠잘적에 뽀뽀하고
일어날때 안아주고
수천번을 반복하며
부대끼고 함께웃고
나이먹고 그러겠지
이세상에 나의딸로
태어나줘 참고맙다
너희들의 아빠로서
살수있어 감사하다
목소리는 공기중에
흩어지고 피부온기
언젠가는 식겠지만
매일쓰는 몇글자는
남아가끔 들추겠지
행복하게 살려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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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넘긴 시간에 혼자 깨어 죽음을 생각한다.
불이 붙어 녹아 내려가는 양초처럼 모두의 인생에는 끝이 있다. 언젠가는 촛농이 모두 흘러내려 심지의 마지막 불꽃마저 꺼지고 만다. 영혼이 빠져나가듯 회색 연기를 공기 중에 날려보내면서 말이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다.
나는 결국 인간이란 의미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조금씩 줄어가는 인생에서 나는 어떤 의미를 실현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이런 물음을 떠오를 때면 딸들을 생각한다. 나와 아내의 유전자를 절반씩 섞어 만든 사랑의 결실.
아무리 삶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라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실체인 딸을 떠올리면 나는 얼른 중력의 세계로 돌아올 수 있다. 딸은 내가 꾸며쓴 허구의 세상 속 캐릭터가 아니다. 삶은 유한하지만 딸을 통해 나의 흔적을 세상에 남겼다는 생각을 하면 내 목숨이 꽤나 가치있는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해진다.
나는 딸들을 사랑으로 돌보지만, 이는 곧 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건강하게 잘 자라는 딸들에게 고맙다. 행복하게 살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