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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수 Sep 20. 2018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18.09.20

막내 고모부는 젊은 시절 여러 번 부침을 겪고 마침내는 성공해서 지금은 수백억 자산가다. 별로 친하지는 않지만 집안에서 그만큼 부를 거둔 사람은 드물어서 자주 회자되었다. 교육열이 높았던 엄마는 고모부가 거창 사람이라 하면서 거창고등학교 10계명 얘기를 해준 적이 있었다. 물론 고모부는 상고 출신이니까 거창고 동문은 아니지만 어쨌든 같은 지이라서 꺼낸 듯 하다.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해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해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해라.

4. 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해라.

5.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닌 가장 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라.


이건 뭐, 한나라 대장군 한신이 보여준 배수진에 가까운 마인드지만 어린 마음에 꽤나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학교에서 들려주는 설교와는 완전 딴판이었으니 그랬을거다. 10계명 중 내가 특히 관심을 기울인 항목은 5번.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주식도 그렇고 부동산도 그렇고 갑남을녀들이 입에 올리면 고점이다. 모든 투자는 진입장벽이 있어야 수익이 높다.


너무 뻔한 길 말고 궁리하고 연구하고 뚫어봐서 금맥을 찾는 인생. 일상은 보통 사람들이 사는 방식으로 하더라도 큰 건 5번 처럼 해야 한다. 교실에서도, 집에서도 아이들한테 꼭 들려주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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