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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수 Sep 28. 2018

전시효과

18.09.28

우리 집은 작년 8월 연재를 낳은 이후 외벌이다. 아내가 휴직 중이라 육아수당을 받는데,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50만원이 조금 는 돈이 통장에 들어온다. 수입이 줄면 소비도 비례해 줄어들어야 하나 씀씀이는 거의 비슷하다. 심지어 여행, 외식(커피, 음료 포함) 영역 지출은 더 늘었다. 왜 우리는 지출 규모를 축소시키지 못했을까. 나름 알뜰하게 가계를 운영했다고 믿었는데 가계부 숫자는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알려주었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듀젠베리 James S. Duesenberry는 '전시효과' 또는 '과시효과'로 번역되는 이론을 발표한 적이 있다. 듀젠베리는 사람들이 개인의 소득에 따라 돈을 쓰는 게 아니라, 예전에 자기가 잘 살았던 때의 소득이나 자주 만나는 사람들의 소비행태를 따른다고 했다.


우리 집은 맞벌이 시절의 소비를 유지하고 있다. 평소 만나는 사람들이 대게 맞벌이고, 평균 이상의 임금을 받고 있으니 당연히 그 인맥들과 상응하는 생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믿었다. 명백한 전시효과다. 특강, 연수 강사비, 영재 지도비 따위로 버티던 보너스도 2학기 하반부로 갈수록 줄어들 예정이다.


일주일에 한 권 연우에게 사주는 책은 자를 수 없고, 커피와 탄산수는 마셔야 겠교, 고기는 못 끊겠고, 우리 부부 책은 아끼지 말고 사봐야 겠고, 마카롱은 짜증날 때 먹어줘야 살것나고, 으으으 미치겠다. 더 이상 자를 게 없다.  

#일기말고돈되는글을써서보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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