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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수 Oct 01. 2018

연재 어린이집 가다

18.10.01

돌 지나고 31일, 연재가 어린이집에 등록했다. 연우는 18개월부터 다녔으니까 연재는 사오 개월 빠른 편이다. 다혜는 저 어린것을 벌써부터 보낸다고 힘들어했다. 그렇지만 내가 지속적으로 돌 이후 서둘러 입소시키 권했다. 결정적인 근거가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육아휴직 때 제대로 쉬지 못하는 다혜를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가정 육아가 꼭 필요한 것인가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다혜는 15년 8월 연우를 낳고 17년 2월까지 쉬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믿음이 있어서 육아휴직 내내 다혜가 첫째 곁에 있었다. 더구나 16년 말부터는 연재를 임신하여 몸이 무거웠다. 2017년 8월 31일, 다혜는 연재 낳기 하루 전까지 근무하고 아이를 낳았다. 만일 연재를 다음 복직 시기까지 집에서 키우게 된다면 다혜는 전혀 쉴 수가 없었다. 남은 반년 만이라도 여유를 주고 싶었다.


또 다른 이유는 덴마크, 스웨덴 쪽 그러니까 소위 한국 사람들이 추종하는 북유럽 사회에서는 오히려 어린이집(유아 보육기관) 입소를 권장하고, 부모가 자녀를 제때에 맡기지 않으면 아동학대를 의심받는다. 누구나 자기만의 육아 가치관이 있겠지만 나는 돌 이후라면 어느 정도 아이가 성장했으니 기관에 맡겨도 괜찮다고 믿는다.


저번에 우연히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영상을 보니 3년까지는 엄마가 키우라는 조언이 있었다. 여성을 착취하는 언어라 영상을 꺼버렸다. 3년 간 직접 안 키우면 아이가 잘못된다? 요즘 애들 거칠고 정서 나쁜 게 집에서 돌보지 않아서다? 완전한 헛소리다. 그럼 3년 간 품고 키우면 모두 아이가 잘 커야겠네. 아이 성장이 유아기에 엄마하고 집에서 머문 시간에 따라 좌우된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엄마가 행복하게 아이 키우면 당연히 좋다. 육아가 적성에 맞고 아이 보는 게 너무 보람되고 기쁘며 남편 외벌이라도 생활수준 안 떨어지는 집이라면 상관없다. 안 그런 집은? 나는 다혜에게 지금도 아주 잘 하고 있으므로 절대 부담 갖지 말고 6개월 간 쉬라고 했다. 쉰다고 해봤자 9시 반에 등원시키고 3시 40분 하원 할 때 까지다.


엄마들이여 죄책감을 가지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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