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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수 Oct 07. 2018

흰머리 안 뽑아 줄거야

18.10.07

콧등에 2밀리리터 짜리 털이 빳빳하게 올라왔다. 면도기로 밀면 살갗이 까질까봐 다혜에게 뽑아달라고 했다. 뽑! 엉뚱한데 난 수염은 허무할만큼 쉽게 뽑혔다.


"자기야 구렛나루가 하얘. 하나, 둘, 셋! 세상에 오빠 늙었다. 호호호."

"웃지말고 다 뽑아줘."

"싫어. 나중에 자기 백발 아저씨 되면 어린 부인처럼 행세하고 다녀야지 호호호."


정말 다혜스러웠다. 이거 일기에 쓸 거라고 하니까 이제 일기 안 쓴다고 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맞긴 맞는데 안 쓰면 하루 종일 쓰고 싶어 미칠 것 같아서 그냥 쓴다. 쓰기도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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