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주/ 17.09.22
약속
아내뱃속 아이품고
있을적에 약속했다
육아하기 힘들거야
상상할수 없을만큼
그때우리 날선말로
지친마음 긋지말자
상처입은 짐승들이
서로의몸 핥아주듯
착한혀로 달래주자
부서질듯 피곤하여
가슴마저 식어가면
지난약속 떠올렸다
퀭한얼굴 가엾어라
지새운밤 불쌍해라
이리와서 눈붙여요
자기와나 둘이반씩
떼서만든 딸이에요
혼자서만 감당말고
같이함께 짊어져요
좋은말은 피가되고
살이되어 따뜻했다
ALL JOY, NO FUN
기쁘지만 재미는 없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한편 맞는 말이다. 육아도 엄연히 노동이다. 몸이 고되고 무거워지는 작업이다.
첫 아이 키울 때는 육아가 노동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못해서 괴로운 날들이 잦았다. 육아에 부정적 평가를 하면 아이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의 노동 인정 여부와 별개로 몸에 쌓인 피로는 우리 부부를 힘들게 했다. 잠을 한 숨도 못 자서 몸이 부서질 것 같은데 아이는 자꾸 칭얼대기 일쑤였다.
우리는 차마 아이 탓을 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짜증을 부렸다. 우는 아이를 사이에 두고 눈 붙일 시간도 없는 아내와 나는 날카롭게 서로를 할퀴었다. 피곤에 절어 입도 제대로 못 벌리면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드니까 나를 좀 이해하고 받아달라고 그랬던 것 같다. 우리도 부모가 처음이었기에 극한의 상황이 낯설었고, 거친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다. 나는 아내의 헌신과 수용만을 바라며 어린아이처럼 징징거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가 밀려왔다.
둘째가 들어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지난날의 아쉬움을 기억해냈다. 사랑으로 만든 아이를 곁에 두고서 배우자에게 상처 주는 일만큼 바보 같은 일은 없었다.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의 기쁨과 감사를 서로에게 보내주자고 손가락을 걸었다.
따뜻한 말이 밥 한 숟갈보다 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