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0주/ 18.05.28
귀가 의식
금요일에 출근해서
일요일밤 퇴근한다
만삼일간 아빠못본
연우연재 이산가족
상봉하듯 눈물겹다
간지르고 폭껴안고
들었다가 놓아준다
늦었으니 불을꺼도
침대까지 뛰어오고
기어와서 매달린다
무등타고 발비행기
들썩들썩 뽀뽀하며
살부비기 계속된다
쓰다듬고 냄새맡고
사랑한다 속삭인다
살냄새를 체온으로
섞고서야 잠에든다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나는 일리아스보다 오디세이아가 더 좋고, 한고조 유방보다 초패왕 항우에게 마음이 기운다. 오디세이아를 읽으며 오디세우스가 페넬로페와 무사히 재회할 수 있기를 빌었고, 초한지를 읽으며 항우가 강동 땅으로 돌아가 고향의 흙냄새를 맡을 수 있기를 바랐다. 꾀 많은 오디세우스는 이타카의 궁전으로 돌아왔지만, 역발산기개세 항우는 오강에서 자결한다. 집은 언제나 열려있는 것 같지만 때를 놓치면 돌아갈 수 없는 곳이다.
나는 거의 집에서 출퇴근하는데 일 년에 두세 차례 정도 집을 비우는 일이 생긴다. 학교 운동부 감독직을 맡아 전국 단위 대회에 따라간다거나, 주말에 열리는 독서캠프 담당자가 되면 그렇다. 그래 봤자 2박 3일, 길어도 3박 4일인데 천생 집돌이에게는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하루 만에 딸들 얼굴이 가물가물하고, 아내 목소리가 듣고 싶고, 집밥이 먹고 싶다.
자신에게 어떤 것이 소중한지 알고 싶으면 결핍을 느껴봐야 한다. 내 눈에 보이지 않고, 내 코로 냄새 맡을 수 없고, 내 귀로 듣지 못하게 되어봐야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다.
나는 집과 가족을 가장 원한다. 사랑하고 부대끼며 살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