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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JuDot May 14. 2018

대표로서 하지 말아야할 일

대표의 무게

첫 회사 퇴사 후, 쉬다가 지인의 소개로 팟캐스트와 온라인 광고 대행을 하는 작은 회사에 들어가게 됐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로 하기로 하고 들어간 것이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3개월 인턴 후, 정식 계약하기로 마음을 먹고 일을 시작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사실, 나 때문이다. 나는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브랜드를 자식 같이 여겼다. 이직을 해서 작은 브랜드라도 하나 담당하게 되며, 마치 내가 자식을 입양한 것과 같은 마음으로 임했다.


그러다 보니, 하나라도 맡게 되면 쉽게 떠날 수 없고 그 브랜드를 케어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그 브랜드가 팟캐스트였다.(이름은 비공개로..) 이 브랜드를 성장시키려면 광고 대행사 업무를 하는게 필수적이었다. 


자연스럽게 기존에 대행을 하기로 이야기가 됐던 업무를 내가 담당하게 됐다.


즉, 팟캐스트 브랜드 매니저와 광고 대행업무를 하게 된 것이었다.

많은 업무를 하게 된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함께 일했던 친구들이 다 같은 나이대였고, 정말 잘 대해줬다.

그래서 짧은 기간에 크루 같이 변했고, 그 유대관계는 날로 증가하고 있었다.


유대관계도 잘 하고, 업무도 열심히 해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쯤. 일이 터졌다. 그 일은 바로 내가 대행업무를 하던 업체에서 여러 방향을 봤을 때, 더 이상 같이 진행하기 어렵다는 답이었다.


대표와 나는 진행사항을 확인하기 위해서 업체 미팅을 갔다가 듣게된 사실이었는데,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굉장히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아 내가 잘못해서 대행 업무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된 것인가?"
"내 능력이 이정도 밖에 안되는가?"

"내가 이 회사의 대행업무의 진행 여부를 어렵게 했으니, 또 다른 무언가를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

"그래 더 열심히 해보자!"

등등 각종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대표도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격려와 함께 내 탓이 아니라며 위로를 해줬다.

이런 모습에


"더 열심히 하자! 이 일은 어떻게 해서든 내가 만회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일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유독 심하게 다른 태도를 보이며 대표가 일을 줬다.

"너 이거 당연히 해야 하는거 아니야?"

하면서 무슨 죄인을 보듯이 말이다.


"어(?)", "어(?)" 이상하다.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표님이 한 말이니 열심히 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했다.




문제는 그 뒤에 터졌다.

일을 주고 난 다음 함께 일하던 다른 직원과 함께 티 타임을 대표가 가졌었다.

그러면서 대행 업무가 무산된 것에 대해서 내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그러니 니네도 조심해서 잘 따라!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이 이야기가 고스란히 나에게도 들려왔다.


사실, 이 회사를 입사하기로 마음 먹었던 이유는 대표가 지인이기도 했고, 예전에 마케팅공화국 활동을 하면서 몇번 얼굴을 본 사이였다. 그래서 그만큼 더 믿음을 가지고 일을 했다. 아니, 엄청 큰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회사 직원들에게 내 책임으로 몰 수도 있고, 책임지게 할 수도 있다라며, 말하고 다녔다는 것에 너무 실망스러웠다.

정말로, 너무 실망스러웠다.


물론, 자신은 그 직원을 믿어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겠지만, 짧은 기간 동안 내가 대표보다 직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관계가 형성만들어져 발생한 일이었지만, 이 모든 것을 떠나서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큰 회사가 아닌 작은 회사는 대표가 오히려 직원들을 믿고 직원들의 동기를 잘 부여해주는 모습을 보일 때, 사람들도 오래 남고 더 큰 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대표가 "대표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보여주면서 직원들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모습. 아닌 신뢰를 못가지게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이 회사는.. 아니 이 대표랑은 일을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지인 형한테 울면서 전화했었다. 사람을 믿는 다는 것에 크게 실망하면서 말이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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