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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리 Feb 24. 2021

그래도 프랑스어 연재를 시작하며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어를 공부하며 대학교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불어불문과를 졸업하면 취직은 물 건너갔다.’라는 말이었다. 전공과 별개로 스스로 먹고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프랑스어를 접한 지 벌써 15년이 된 지금 어찌 되었던 프랑스어를 사용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그때를 돌아보면 설마 요즘 학생들도 프랑스어에 관심이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럴 때마다 놀라는 건 매체에서 프랑스 관련 영화나 노래를 접할 때 사람들의 반응이다. 넷플릭스 시리즈인 ‘에밀리 인 파리’를 보며 마리옹 꼬띠아르나 티모시 샬라메의 인터뷰를 보며, 카를라 브루니의 노래를 들으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프랑스어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어 배우면 취직 못해라는 말을 대학교때 누누이 들은 나에게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프랑스어에 이렇게 뜨겁게 관심이 많다는 건 새삼스레 신기한 일이다. 세계어로서의 자리는 비록 영어에게 물려줬을 망정 언어 자체가 끄는 매력과 프랑스 문화가 더해져 아직까지 큰 문화적 파급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프랑스어는 알고 싶어 미치도록 노력하다가 너무 노력한 나머지 애증의 감정까지 느껴지는 언어이다. 동시에 이 언어 덕분에 파리 토박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깡 시골의 농부와도 대화를 하게 해 준 고마운 언어이다.


이 언어를 알고 싶어 보내온 세월을 프랑스 노천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시키는 꿈을 꾸는 사람들 혹은 나처럼 이 언어를 통해 프랑스 그 이상의 세상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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