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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리 Feb 24. 2021

나의 프랑스어 첫인상


고등학교 때 제2 외국어 선택권은 3개가 있었다.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고등학교 때는 제2 외국어가 국영수보다는 덜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어를 선택함에 있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 단순히 중국과 일본은 너무 가까이 있기에, 같은 아시아 국가는 덜 신비해서, 제일 낯선 언어인 프랑스어를 선택하였다.


사실 처음 프랑스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했을 때는 프랑스란 나라가 궁금하지는 않았다. 프랑스어가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사용된다고 들었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배우면 유럽에 있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말이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 이어 보였다.


돌이켜보면 제2외국어 시간은 우리의 고민을 너무 잘 들어주는 프랑스어 선생님 덕분에 외국어 시간이라기보다는 상담 시간에 가까웠다. 내가 알고 있는 알파벳에 달린 꼬랑지와 알파벳 위에 익숙하지 않은 악센트가 그어진 언어, 알파벳을 쓰는데 도통 읽기는 너무 어려운 그런 언어로만 느껴졌다.


발음은 또 어떨까. 외국어라면 영어밖에 모르는 나에게 ‘흐’에 가까운 R발음 (이 가래 끓는 소리를 위해 프랑스 사람들이 담배를 많이 폈던가)과 평생 들어본 적 없는 ‘엥’과 같은 비음의 향연은 신기하고도 정말 내가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외국어같이 느껴졌다. 그렇게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이 지나가고 대학교와 학과를 정하게 되었을 때 뜻밖에 나는 불어불문학과를 지원하였다. 


더 멀게 느껴져서 오히려 알고 싶은 언어랄까. 프랑스에서 뿐만 아니라 캐나다, 아프리카 국가까지 사용되는 가성비가 좋은 언어랄까. 외국어는 전공하고 싶지만 영어는 너무 오랜 시간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배워왔기 때문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은 욕망에서였을까. 나는 그렇게 덜컥 불어불문학를 전공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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