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주리 Mar 10. 2021

프랑스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프랑스 사람을 만나는 것

학교 내 교환학생 동아리와 어학연수 활용법

대학생이면서 프랑스어를 공부할 경우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으로 유학이나 교환학생을 온 프랑스 친구들을 사귀는 일이다. 어쩌면 지금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는 자기 자신보다 비행기를 타고 먼 이국 한국까지 온 프랑스 학생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나도 대학교 때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온 외국 학생들을 도와주는 동아리에서 활동했었다. 대부분의 학생이 한국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실생활에서 많은 도움이 필요했다. 핸드폰을 개통하는 것부터 자취방을 구하는 일까지 여러 장벽에서 부닥칠 때 이 동아리는 빛을 발했다. 교환 학생들에게 우리의 도움은 한줄기 빛과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적인 도움보다 그 학생들이 더 원하는 건 한국인 친구를 사귀는 일이다. 


그 친구들이 먼 타국에 까지 온 이유는 같이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과제하고, 저녁에 맥주까지 한잔 할 친구를 원하는 것이다.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다면 이런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아직까지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은 대학교 2학년 때 만났던 친구들이다. 다만 지금은 각자의 나라에서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했지만 여전히 대학교 때 순수했던 마음으로 학생 생활을  즐겼던 기억은 선명히 가지고 있다. 다만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의 대화 주제는 학교생활, 수업, 술 게임 등이 아닌 결혼생활, 직장생활, 주식으로 바뀌었지만 말이다.

  

대학교 때 활동했던 교환학생 교류 동아리에서 주최한 문화 행사


이의 반대를 프랑스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랑스에 어학연수를 가면 가장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이 프랑스 사람들이다. 무슨 어불성설이라고 할진 몰라도 정말이다. 대학교 2학년 때 원대한 꿈을 갖고 프랑스 리옹으로 한 학기 어학연수 갔던 시절이 있었다. 어학원에서하루에 총 6시간씩 불어 수업을 들었었다. ‘하루에 6시간이라니! 얼마나 프랑스어가 많이 늘까?’ 싶겠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6시간 내내 보는 유일한 프랑스인은 선생님뿐, 모든 학생들은 나와 같이 프랑스어를 배우는 외국인이었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슨 내가 사귈 수 있는 친구들도 모두 외국인들이라는 것이다. 당시 나와 어학원에서 제일 친했던 친구들은 한국인, 그다음 스페인인, 그다음은 일본인 친구였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랑스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프랑스인을 찾는 것이다. 한국인이라고 하면 김정은과 북한 핵미사일이 먼저 떠오르던 시절 한국인에 관심 가지는 프랑스인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그 지역 대학교에 한국어학과를 있는지 찾은 후 한국어 하과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다. 나를 프랑스에 어학연수 온 불어불문학과 학생으로 소개하고, 한국에 관심 있는 프랑스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취지였다. 교수님은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그때부터 한국어 수업 참관을 하게 되었다. 


한국 수업을 듣던 프랑스 학생들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나를 보며 신기해했고,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덕분에 6시간 프랑스어를 배운 후 실제로 프랑스어로 같이 대화할 수 있는 프랑스 친구들이 생겨, 한 학기였던 어학연수 기간 동안 입뻥긋 못하는 수준에서 일상 대화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랑스어, 프랑스에서만 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