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귀하고 신성한 탑
라오스 시내를 돌아다니기에는 툭툭이라는 교통수단이 매우 유용하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차량이라 엔진 소리가 툭툭 소리를 내는 툭툭이를 타고 '컵 짜이' 인사하는 것도 라오스 여행의 참 맛이다. 하지만, 라오스는 더운 나라다. 특히 늦여름에 찾은 라오스에서 에어컨이 없는 차량은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더위 탓을 하며 리무진을 빌려 이동해야 했다.
비엔티안에서 먼저 찾은 곳은 당연히 파 탓 루앙 사원이다. 루앙(Luang)에서 온 위대한(Pha) 탑(that)이란 뜻으로 빠뚜싸이 북쪽에 있다. 라오스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파 탓 루앙의 독특한 외관은 낯이 익다. 그도 그럴 것이 파 탓 루앙은 라오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원으로 그 나라의 지폐에 문양이 그려져 있다.
라오스는 공산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90%가 불교를 믿는다. 명실공히 불교국가 라오스에서 인도에서 직접 건네진 부처님의 진신사리만큼 더없이 신성한 것이 없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슴뼈를 간직하고 있는 파 탓 루앙은 세상에서 가장 귀중하고 신성한 탑(파 쩨디 로까주라마니)이란 이름으로 불려진다.
라오스에서 국가기념물로 소중하게 관리되고 있는 파 탓 루앙은 1566년 세타티랏 왕이 라오스의 수도를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으로 옮기면서 건립하였다. 라오스가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불교국가의 지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에메랄드 불상과 함께 파 탓 루앙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828년 태국의 씨암 국의 침략으로 파 탓 루앙은 불타 무너져 내렸다. 이후 1936년에 이르러서야 복원할 수 있었지만, 건립 당시에는 황금 450kg으로 탑을 휘황찬란하게 뒤덮었지만, 지금의 사원은 콘크리트로 복원하여 외관에 금색 페인트로 도색했다.
탓 루앙 경내를 나가면 담 밖에는 나가(Naga)라는 작은 우물 정자가 있다. 라오스의 수호신인 머리를 7개 가진 뱀인 나가는 메콩강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수호신으로 신령시 하는 전설의 동물이다. 메콩강과 접하는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가를 부처님이 타고 오신다고 믿고 있기에 절 근처에 나가를 모시는 사당이 있다.
69m 높이의 성스러운 탑은 비엔티안의 중심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건물은 탓 루앙의 키를 넘을 없다.
쿠시나가라에서 부처님 열반 당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가르침을 주셨다.
비구들아 잘 들어라.
세상에 모여서 이루어진 것은 모든 것은 반드시 흩어지게 된다.
열심히 정진하여라!
마침내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고 많은 제자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례를 치루었다. 뒤 늦게 도착한 붓다의 제자 마하 캇사파와 500여명의 비구니들은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것을 보지 못한 것에 너무 슬퍼하자 부처님은 관 밖으로 두 발을 내보이셨다는 이야기도 있다.
매년 11월 중순에 탓 루앙을 중심으로 라오스에서 가장 큰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름은 분 탓 루앙으로 위대한(Luang) 탑(That) 축제(Bun)란 뜻을 가지고 있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어울리는 축제로 여러 장터가 생기고 볼거리가 많다. 마지막 날에는 흰 코끼리를 따라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 탓 루앙 축제는 라오스 사람이라면 반드시 일생에 한 번은 참가해야 한다고 알려진 국가적인 축제다.
부처님을 믿는 라오스 사람들은 상냥하고 인사성도 밝다. 그래서 굳이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인사말은 지금도 기억한다. 사실 이 두 문장만 기억하면 사람 사는 어느 곳이라도 사는 데 부족함이 없다.
싸바이디~! (안녕하세요.)
컵짜이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