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피터 드러커는 『프로페셔널의 조건』(피터 F.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청림출판)에서 인생을 바꾼 7가지 지적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 가운데 세 가지만 소개한다.
첫 번째가 ‘목표와 비전을 가져라.’다. 피터 드러커는 여기서 19세기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를 소개한다. 주세페 베르디는 1893년 오페라 『폴스타프』를 작곡했다. 이미 그의 나이 80세였다. 주세페 베르디는 ‘80세 나이에 이미 유명인이 된 사람이 엄청나게 벅찬 주제를 가지고 더구나 그 나이에, 왜 굳이 힘든 오페라 작곡을 계속하는가?’ 하는 질문에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 완벽을 추구해 왔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썼지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 때문에 나에게는 분명 한 번 더 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고 대답했다.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든지 베르디의 그 교훈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겠다고 결심했다. 나이를 더 먹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정진하리라고 굳게 마음먹었다. 살아가는 동안 완벽은 언제나 나를 피해 갈 테지만, 나는 또한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리라고 다짐했다.”
다섯 번째 경험은 ‘새로운 일이 요구하는 것을 배워라’다. 피터 드러커는 1933년(24세)에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런던의 큰 보험 회사에 증권분석사로 일했고, 1년 후 규모는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던 개인 은행의 경제분석가 겸 3명의 시니어 파트너의 수석 비서로 근무하게 되었다. 드러커는 젊은 2명으로부터 날마다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한 명 창업자이던 70대 노인에게 어리석다는 평을 받았다. 이유는 현재 시니어 파트너들의 수석 비서인데도 여전히 증권분석사 시절에 하던 것처럼 일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자네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다시 말해, 자네의 ‘새로운’ 직무에서 효과적인 사람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그 후 피터 드러커는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스스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새로운 일을 맡은 지금 내가 효과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필요가 있는가?”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매번 달랐다.
피터 드러커는 “승진을 하여 새로운 직무를 맡은 유능한 사람들 가운데 계속해서 성공을 거두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완전히 실패했다. 그들보다 더 많은 사람이 성공도 실패도 아닌 보통 수준에 머물렀다. 소수의 사람만이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피터 드러커는 ‘그러면 10년에서 15년 동안 유능했던 사람들이 왜 갑자기 무능해져야만 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자신이 한 참 오래전 런던의 은행에서 저질렀던 실수를 그들도 똑같이 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말한다. 그들은 새로운 직무를 맡은 뒤에도 과거에 이미 성공을 거두었던 일 그리고 그들을 승진시켜 준 그 일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무능한 사람으로 전락하고 마는데, 그렇게 되는 것은 그들이 정말 ‘무능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 해야 할 일을 놔두고 다른 부적절한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곱 번째 경험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이다. 피터 드러커는 이 마지막 경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째,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둘째, 우리는 늙어가면서 그 대답을 바꾸어야 한다. 그것은 차츰 성숙해 가면서 그리고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바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한 가지는, 사는 동안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이러한 자기계발 방식들을 실행에 옮기는 데에 중요한 기초가 되는 것이 한 가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을 효과적인 사람으로서 지속해서 관리하고, 또 계속 성장하면서 시대 상황에 맞게 변혁을 꾀하는 개인, 특히 지식 근로자는 자기 자신의 계발에 대한 책임 그리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꿈은 은퇴하고 나서 이루는 게 아니라 지금 이루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 꿈은 매우 크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날마다 되풀이되는 생활 속에서도 작은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면 괜찮다. 사랑하는 딸과 단둘이 백화점에 가서 함께 쇼핑하는 것도 좋다. 아내랑 모처럼 함께 산을 오르는 것도 좋다.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있어야 하고 책만 한 동기부여는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그런데 언젠가 나는 죽는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 죽음을 바로 앞두고 이루는 꿈이 마지막 꿈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마지막 꿈을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야 이 세상 멋지게 살았다고 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라.
그리고 멋진 실수를 해보라. 실수는 자산이다.』
-다니엘 핑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