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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ks Oct 07. 2019

나는 그리고 당신은 얼마짜리 인생을 살고 있는가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지급된다. 세계 최고 부자든, 우리나라 대기업 회장이든, 나 같은 월급쟁이든, 내 윗사람이건 나보다 아랫사람이건, 노숙자든 할 것 없이 누구나 모두 똑같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을 받아 살아간다. 대기업 재벌은 하루 30시간을 쓰고, 나는 24시간을 쓰는 것이 아니다. 밤 11시, 12시까지 일하는 사람이나 직장이 없어 집에서 놀고 있는 사람이나 똑같이 24시간을 쓴다.

     

  시간은 매매, 교환, 임대, 전세 그 어떤 방식으로든 부동산처럼 거래할 수 없다. 사기를 쳐서 가져오거나 훔칠 수도 없다. 칼을 들고 협박한다고 해서 빼앗아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즉 힘이 세건 약하건 누구나 똑같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다. 

  또한, 누구에게나 1초, 1분, 1시간이라는 길이는 똑같다. 누구에게는 1초가 1분 길이이고, 누구에게는 1시간이 1분 길이도 아니다. 즉, 시간은 조물주가 이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게 나누어준 자원이다.

  다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준 자원이라고 해서 그 양도 똑같은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는 60세까지 시간이, 누구에게는 100세까지 시간이 있다. 다만 우리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뿐이다. 다시 말해 시간은 누구에게나 한정되어 있지만, 그것이 끝나는 때가 언제인지를 알 수 없을 뿐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무한한 자원인 양 시간을 쓰고 있다. 

    

  또 한 가지, 시간은 저축할 수 없는 자산이다. 돈처럼 누가 훔쳐 갈 것이 겁나 은행에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만 원권, 5만 원권 지폐처럼 묶음 단위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즉 1분, 1분을 모아 10분이 되면 한 번에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한 시간, 하루를 한 번에 쓰는 게 아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속도로 무조건 사라지는 자산이다. 시간은 소비 또는 투자만 가능한 상품이다.

  소비란 써서 없애버리는 것을 말하고, 투자란 미래에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 쏟아붓는 것을 말한다. 즉 소비는 사라지는 것이고, 투자는 원금과 이익이 함께 돌아오는 것이다.

  소비에는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의식주에 사용하는 소비가 있고, 우리에게 아무런 쓸모없는 것을 사기 위해 소비하는 낭비가 있다. 

    

  이처럼 시간은 조물주가 누구에게나 나누어준 공평한 자원이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낭비가 될 수도 있고 투자가 될 수도 있다. 또한, 1분 1초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60년의 시간을 받은 사람이 100년의 시간을 받은 사람보다 더 가치 있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기왕 시간 얘기를 했으니 조금 더 해보자. 당신이 회사에 바치는 1시간에 대한 노동의 대가를 돈으로 바꿔서 계산해 본 적이 있는가? 복잡한 여러 변수나 요소들을 다 빼고 가장 단순화시켜서 계산해보자.

  A는 월급이 250만 원이다. 여기에 초과 수당까지 합쳐서 300만 원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월급에는 여러 항목이 있고 떼어 가는 세금 종류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여기서는 계산이 쉽도록 단순화해서 살펴본다. 어쨌든 A가 한 달 노동의 대가로 실제 받아가는 돈이 300만 원이라 치자. 9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하는 평범한 월급쟁이 생활로 가정한다.

  초과 수당이 1시간에 1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한 달에 50시간 초과 근무해야 한다. 한 달 30일 가운데 토요일, 일요일이 8일이라 치면 22일 동안 50시간을 초과 근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 2시간 30분씩 20일 동안 매일 초과근무를 하고 2일은 초과근무를 하지 않는다.     

  A는 출근과 퇴근 시간이 각 30분 걸린다. 아침 8시 30분에 도착하려면 8시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그리고 밤 8시에 퇴근하여 집에 오면 8시 30분이다. 한 달 30일 가운데 20일을 이렇게 해야 한다. 하루에 총 12시간 반을 길과 직장에서 보낸다. 그리고 2일은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하여 저녁 6시 30분에 집에 도착한다. 2일은 10시간을 길과 직장에서 보낸다.

  (20일 × 12.5시간) + (2일 × 10시간) = 270시간

  300만 원 ÷ 270시간 = 11111원/1시간(h)

  시간당 11000원 인생이다. 물론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까지 포함한 것이다. 완벽하게 예정된 시간을 지켰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중간에 차가 밀려 조금 늦거나 퇴근 시간에 차가 밀리면 큰일이다. 

     

  내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시간당 단가가 적다 많다 하는 것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일정한 돈을 추가로 벌기 위해 가족과 함께 따뜻한 저녁밥 먹을 시간도 내지 못하고, 사무실에 남아 저녁 8시 또는 9시까지 아까운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나는, 당신은 얼마짜리 인생을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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