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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무엇 하느라 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 거지?

인생은 후회와 아쉬움을 줄이는 것이다

by leeks
사춘기 시절, 그녀는 뭔가를 선택하기에는 아직 때가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었을 때는, 뭔가를 바꾸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체념했다. 지금까지 무엇 하느라 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 거지? 그것도 내 삶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게 하느라고.


이 글은 파울로 코엘료의『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마흔 가운데를 넘어서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중년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나이가 된 사람은 누구나 지나온 삶을 한 번쯤은 되돌아보기 마련이다. 지나온 삶을 후회하기도 하고 뭔가에 대해 아쉬워하기도 하는 나이다. 다른 이가 볼 때는 잘 산 인생처럼 보이는 사람도 나름으로 후회와 아쉬운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사춘기 때인 학창시절에는 해보고 싶은 게 많았지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단지 다들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게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 뭐가 뭔지도 모르게 젊음을 보내고 취직하여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운다. 한 가정의 가장이란 짐을 나도 모르게 지고 살다 어느덧 중년이란 나이에 이르러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내가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잊고 있던 어릴 적 꿈을 다시 꾸어 보지만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며 소주 한 잔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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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가 내 인생에 쏟아부은 에너지는 과연 무엇을 위해 소비한 것인가? 결국, 바뀐 건 아무것도 없는데. 바꾸지 않으면 바뀔 수 없는 게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나는 바뀌려고 하지 않았으면서 바뀌지 않은 나 자신을 책망했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책망하는 것보다 바뀌려고 하지 않은 것을 책망하는 게 맞다.

세상은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새로운 세대는 우리 세대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고, 새로운 시대는 우리가 살던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세상은 계속 변하는데 넌 뭐 하고 있니? 앞으로 무엇을 할 거니?”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많을 것이다. 문제는 그 답이 무엇이든 중요한 건 그거 전부 다 오늘부터 아니, 당장 지금부터 하는 게 중요하다. 이 질문에 답을 하면서도 그 답을 바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세월이 흘렀을 때 또 후회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때 가서 또 “나는 지금까지 무엇 하느라 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 거지?” 하고 나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내 삶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게 에너지를 쏟는 게 아니라, 내 삶을 바꾸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인생은 완벽한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얼마만큼 후회와 아쉬움을 줄였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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