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은 달콤하지만, 결국 이를 썩게 한다

냄비 속 개구리가 되기 싫다

by leeks

어떤 사람들은 공무원이나 평범한 월급쟁이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직장―보통 안정된 직장이라 부른다―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행복하지는 않다. 꼬박꼬박 정해진 날짜에 나오는 월급과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잘리지 않는 안정은 달콤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달콤함에 취하면 아주 위험할 수 있다.


피터 센게가 쓴 『학습하는 조직(The Fifth Discipline)』(피터 센게 지음, 강혜정 옮김, 유정식 감수, 에이지21)에서 에드워즈 데밍 박사가 피터 센게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지배적인 관리 시스템은 사람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본래 사람은 내재적 동기, 자부심, 존엄성, 학습에 대한 호기심과 배움의 기쁨을 타고나지요. 이를 파괴하는 힘은 유년 시절에 시작되어(‘베스트 할로윈 의상’을 뽑고, 성적으로 줄을 세우고,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붙여주는 것이 모두 그러한 예) 대학 졸업까지 내내 계속됩니다. 직장에 들어가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직장에서도 개인, 팀, 부서에 점수가 매겨져서 높으면 상이, 낮으면 벌이 따르지요. 목표관리, 할당제, 인센티브, 사업계획 등은 개별적으로도 그렇고 종합적으로도 그렇고, 우리가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훨씬 심각한 피해를 야기합니다.」



그러면서 피터 센게는 데밍이 자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배적인 교육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지배적인 관리 시스템을 결코 바꾸지 못한다. 알고 보면 둘은 동일한 시스템이다.”


그리고 피터 센게는 계속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터에서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는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와 다르지 않다”고 데밍은 말했다. 교사가 목표를 정하고, 학생은 그에 따른다. 교사가 정답을 가지고 있고, 학생은 그 정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학생은 자신이 잘했는지 못했는지의 여부조차도 교사의 판단에 맡긴다. 어떤 아이든 열 살 무렵이 되면, 학교생활을 잘하고 선생님의 마음에 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터득하게 된다. 사람들은 학교에서 얻은 이러한 교훈을 고스란히 일터로 가져가고, 결국 직장에 다니는 내내 ‘상사는 기쁘게 하지만, 시스템을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개선하는 것에는 실패’하는 생활을 한다.


또한 피터 센게는 지배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성하는 8가지 요소를 설명한다.

・ 평가 중심 관리

・ 순종 강조 문화

・ 성과 관리

・ ‘정답’ 대 ‘오답’

・ 획일성

・ 예측 가능성과 통제 가능성

・ 과도한 경쟁과 불신

・ 전체성의 상실


피터 센게는 이처럼 지배적인 관리시스템을 소개하면서 결국 ‘죽어라 일해서 그저 그런 성과를 올리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내가 피터 센게의 주장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것은 지금 내가 속한 조직, 내가 일하는 방식과 그것의 원인이 된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얘기다. 피터 센게가 주장하는 지배적인 관리시스템은 우리 공무원 조직과 꼭 맞는다고 생각한다. 아마 대부분 회사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각 8가지 항목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를 들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이 갈 것이다.


피터 센게는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비즈니스가 역동적으로 복잡해질수록 업무는 학습과 더불어 이루어져야 한다. 포드, 슬론, 왓슨, 게이츠와 같이 학습하는 구성원 한 명이 있는 것으로 충분한 시대는 지나갔다. 조직 상부에서 상황을 파악하여 전략을 세우고, 나머지 사람들은 ‘위대한 전략가’의 명령에 따르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미래에 진정한 경쟁우위를 갖고 앞서 나갈 조직은 상하 구분 없이 모든 구성원의 학습능력을 활용하고 헌신을 끌어낼 방법을 찾아내는 조직이다.”라고 주장한다. 즉 구성원 각자 스스로 학습하는 조직만이 살아남는다고 것이다. 우리 공무원들은 공무원이 되고 난 뒤 얼마나 학습할까? 학습은 둘째치고 독서는 얼마나 할까?


‘냄비 속 개구리’ 얘기가 있다. 끓는 물이 들어 있는 냄비에 개구리를 넣으면, 개구리는 놀라서 바로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러나 보통 온도의 물에 넣으면 그대로 앉아 있는다. 이 상태에서 열을 가해 서서히 온도를 올리면 매우 재밌는 일이 일어난다. 개구리는 어느 정도 온도까지는 오히려 만족스럽다는 신호를 보낸다. 계속해서 서서히 온도를 더 올리면 개구리는 정신이 나간 듯 그로기 상태가 되고 결국 냄비 밖으로 나올 힘도 잃는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개구리는 냄비 안에 그대로 있다가 죽음을 맞는다.


우리는 꿈이 사라진 것도 모르지만, 더 큰 문제는 새로운 꿈을 꾸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 당장 내가 꿈을 꿀 수 있는지 조차 모른다. 그 꿈을 이룰 힘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냄비 속 개구리가 되기 전에 젊었을 때 꾸었던, 잊고 있던 꿈을 다시 꿔본다.


‘당당하게 살기’, ‘자식들에게 멋진 아빠 되기’, ‘멋있게 늙기’, ‘부자 되기’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 체 게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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