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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ks Apr 04. 2019

지금 있는 곳이 곧 고향이다

지난날은 후회를, 다가올 날은 걱정을 만든다

현명한 사람에게는 현재 있는 곳이 곧 고향이다.
어디서든 자기 내면,
영혼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톨스토이의 잠언집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상원 옮김, 조화로운 삶)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나이가 들면 어릴 적 태어나 살았던 곳을 그리워한다. 아마도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냥 지난날 추억이 그리워서일 수도 있다. 추억이 그립다는 얘기는 지금 자리에서 추억거리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스스로 퇴행하고 있는 사람은 과거를 회상하는 일에 몰두한다.’고 말한다. 즉, 지난날에 집착하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나도 가끔은 어릴 적 시절을 그리워하거나 지나간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럴수록 지금 있는 처지와 지난날을 비교하게 되고, 지금 처지를 나쁘게만 생각하게 된다. 

     

  또 어떤 사람은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희망으로 다가올 날들을 기대한다. 그래서 언제까지 얼마를 모으고, 무엇을 준비해두어야 하는 식의 할 일을 만든다. 그 많은 할 일들을 정해진 때까지 하지 못하면 불안해하고 조급해한다. 이는 우리 인간의 역사를 볼 때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수렵과 채집을 하여 먹고살던 시대에는 미래를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농사를 짓게 되면서 미래를 걱정하게 되었다. 수만 년 동안 농사를 지어오며 인간의 뇌에 박힌 앞날에 대한 걱정이 바로 오늘날 우리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있는 자리가 바로 내 고향이라 생각하면 곧 행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지나온 날들을 돌이키다 보면 후회만 남게 되고, 불확실한 앞날만 생각하다 보면 고민과 걱정만 들게 된다. 물론 다가올 날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살아갈 맛이 난다. 하지만, 언제 올지 모를 먼 뒷날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버려서는 안 된다. 지금에 충실하면 후회도 없고 걱정도 없다.  

   

  으리으리한 기와집이라도 얹혀살면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 비록 초가집이라도 내 집이면 안락하듯 지금 내가 있는 자리를 내 고향이자 내 집이라 생각하면 곧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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